유로존 200억~250억유로 지원설 '솔솔'
그리스 총리 내달 5일 메르켈 면담

독일과 프랑스가 국영은행을 통해 그리스 국채를 직접 사들이거나 투자자들이 그리스 국채를 사들일 때 지급보증을 서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27일 그리스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리스 유력 일간지인 타 네아는 이날 익명의 은행 관계자들과 정부관리들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독일 국영은행인 Kfw가 그리스 국채를 직접 매입하거나 다른 은행들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할 수 있도록 지급보증을 제공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프랑스 국영은행인 CDC(Caisse des Depots)도 그리스 지원에 나설 것이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전화통화로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대신 그리스 정부는 약 40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들을 내놓기로 약속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타 네아는 전날 그리스가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36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이 필요하다고 그리스를 방문한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실사단이 평가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신문은 파판드레우 총리가 내주 아테네를 방문하는 올리 렌 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과 만난 뒤 추가 긴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이와 관련, 안드레아스 로베르도스 그리스 노동장관은 EU가 14억유로의 추가적인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재정적자 감축 계획인) '안정 및 성장 프로그램'에서 2010년에 지출을 120억유로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추가적인 지출삭감 규모는 14억유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벨트는 독일 정부 관리들을 인용, 그리스 금융지원에 대비, 금융지원이 가져오는 위험을 올해 독일 연방정부 예산에 포함시키기 위한 규정이 마련됐다며 이는 독일 정부가 그리스 금융지원에 나설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올해 연방정부 예산에 구체적인 금액이 명시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역시 전날 독일 의원 4명의 말을 인용, 독일이 KfW를 통해 필요하다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총 340억 달러 규모인 유로존의 그리스 금융지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독일 dpa 통신은 독일 재무부가 한델스벨트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으며 독일의 한 고위관리는 로이터통신에 타 네아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는 독일 정부가 그리스 금융지원이 불가피할 경우에 대비, 지원 방안을 마련했으나 아직 지원을 실행하기로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편, 파판드레우 총리는 지난 26일 아테네에서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행장과 면담, 그리스 재정적자 위기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 모두 이번 면담에서 도이체방크가 그리스 국채 150억유로어치를 사들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그리스 정부가 내주 국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며 국가부도 우려가 고조된 현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입찰 매각 대신 높은 금리를 조건으로 몇몇 대형 금융기관에 국채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파판드레우 총리는 내달 5일 베를린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두 총리 면담을 앞두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이 그리스에 200억~250억유로의 금융지원을 제공할 것을 시사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 및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가진 화상회의에서 그리스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파판드레우 총리가 내달 9일 워싱턴을 방문, 오바마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전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위기에 효과적인 대응을 보장해 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