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기획재정 윤증현,금융위 진동수,한은 이성태,청와대 정책실장 윤진식)이 출범 1년이 지나면서 멤버 교체 여부가 관심이다. 현재로선 일부를 제외하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까지는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정 · 관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제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논란은 가라앉았고 지난 1년간 경제위기 대응책을 펴는 데서 현 경제팀이 선방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더구나 오는 11월 G20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하는 중대한 과제가 놓여있어 정책 일관성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도 2기 경제팀의 연장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경제팀이 모두 그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변수는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이다. 윤 실장은 작년 8월 이후 정책실장을 겸직하면서 경제수석으로서 경제위기 극복에 주력하는 한편 교육 복지 등 다른 분야 정책들까지 챙기느라 과중한 업무 부담을 받아왔다. 윤 실장 주변에선 너무 지쳐있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때문에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정책실장 역할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조만간 경제수석 명함을 떼낼 것이라는 관측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실장이 고향인 충주지역 재보선에 나서거나 충북도지사에 출마할 것이란 설(說)까지 회자되고 있다. 윤 실장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이 대통령의 의중을 감안하면 정치권 진출 가능성은 낮다.

윤 실장이 경제수석 꼬리를 뗄 경우 후임으로는 학자 출신의 이종화 ADB(아시아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지역협력국장이 부상하고 있다.

이 국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를 휴직하고 2007년부터 ADB에서 일하고 있는 국제금융기구에 진출한 민간 한국인 중 최고위급 인사다.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에서 일한 경력에다 경제 전반에 대한 해박한 실무 지식도 보유하고 있다. 학자 출신을 중용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물론 청와대의 반응은 "아직 본격 검토된 바 없다"는 것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KB금융사태 처리 과정에서 관치금융 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경제팀의 일원으로 국제 금융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평가가 우세한 만큼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임기가 끝나는 3월 말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내부에선 연임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경제팀 멤버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아 그럴 가능성은 낮다.

후임으로는 몇 명이 거론되지만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유력하다. 금융통화위원까지 지내 금융에 해박하고 정부 친화적인 데다 G20회의를 앞두고 잇달아 열릴 각종 국제회의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검증 과정에서 부동산 문제로 다소 잡음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물망에 오른 인사들 중 가능성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김중수 주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한은 부총재를 지냈던 박철 리딩투자증권 회장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정종태/홍영식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