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격차도 3.2%P→2.8%P로 줄어..정국 불안 우려

7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투표에서 여야 후보 모두 자신의 승리를 주장할 정도로 박빙 승부인 것으로 나타나 향후 정국 불안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3.45%를 개표한 결과 야당 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59) 전 총리가 득표 51.5%로 43.9%를 얻은 율리아 티모셴코(49) 현 총리보다 7.6%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전문 출구조사 기관인 'NEP'는 야누코비치 후보가 2.8%포인트 앞설 것이라고 발표해 투표 마감 직후 3.2%포인트보다 예상 격차를 좁혔다.

2.8%포인트는 조사 오차범위(2.5%)를 약간 벗어나는 정도다.

출구조사와 초반 집계에서 앞선 야누코비치 후보는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으며 그가 이끄는 지역당은 82% 개표 결과 티모셴코 후보를 4.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고 주장했다.

야누코비치 후보는 그러면서 티모셴코 총리가 사퇴를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티모셴코 후보 진영은 85% 집계 결과 오히려 0.8%포인트 차로 야누코비치 후보에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측통들은 지난달 17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 득표율과 거의 맞아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이변이 없는 한 야누코비치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야누코비치가 승리하면 그는 지난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게 된다.

그는 2004년 대선에서 러시아의 지지 속에 빅토르 유셴코 당시 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지만 부정선거 시비로 촉발된 오렌지 혁명으로 이듬해 1월 재선거를 치르게 됐고 유셴코에게 약 8% 포인트 차로 패했다.

이후 절치부심 권좌를 노려오다 현 유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총리 간 불협화음으로 인한 정국 혼란과 경제위기 등으로 민심이 현 정권에 등을 돌리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1차 투표에서 18명 후보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면서 당선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결선 투표의 잠정 개표 결과는 8일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며 선관위의 당선자 발표는 10일 뒤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티모셴코 측은 이날 야누코비치 지지자들이 자당 선거 감시단원들의 투표 감시 활동을 방해하는 등 선거 부정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눈에 띄는 부정 선거 행위는 없었으며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난 오렌지 혁명에서 야누코비치가 다 잡은 승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야누코비치 지지자들은 8일 중앙선관위 건물 앞에서 5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며 당국에 집회 허가 신청을 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