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턴시는 세계의 에너지 수도로 불린다. 미국 원유 생산의 17%,천연가스 생산의 30%가 텍사스에서 이뤄지고 매일 40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멕시코만에서 정제된다. 엑슨모빌,아람코 등 세계 주요 기업을 비롯해 300여개 영국 기업,200여개 프랑스 기업 등이 휴스턴을 중심으로 멕시코만에 진출해 어느 지역보다도 에너지산업의 동향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에너지산업에 대한 최근 전망을 보면 첫째,신 · 재생에너지 개발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더라도 화석에너지 비중이 감소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1,2차 석유위기를 겪던 1970년대 화석에너지 비중이 87%였으며 현재도 그 비중을 유지하고 있고 에너지 수요 증가 요인을 감안할 때 화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80% 이상 수준을 상당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석유 자원의 고갈이라는 시각은 설득력이 없고 신 · 재생에너지 개발과 함께 화석에너지의 개발도 지속될 것이다.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 석유위기 때마다 5차례 정도 석유고갈론이 제기됐지만 심해저 유정 개발,석유모래 추출 기술 발전 등으로 극복했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아직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없다.

셋째,석유가 일반 재화의 성격뿐만 아니라 선물거래를 위한 금융 재화로서의 성격이 강해지며 투기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고 달러가치의 변화 등도 석유가격 등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향후에도 석유가격의 안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자원이 없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방안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증대를 통한 수요 관리다.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미국도 1970년대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을 2배 이상 높였고 유럽도 방열재 개발,신 ·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수요 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다.

또 석유산업에서 우리가 진출할 분야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 대상을 석유 개발과 탐사,석유 운송,정유 및 전략적 비축 등으로 나눠 볼 때 우리는 중소 규모 유정에 대한 투자,석유 운송장비 공급,정유시설 진출과 함께 중국의 수요 증대에 따른 비축장소로서 장점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또 석유자원에 대한 정보교류가 중요하다. 정유시설 가동률,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공급물량 조정,석유의 금융재 성격을 감안한 투기 전망,중동의 정치적인 상황 등을 연계할 때 석유는 불확실성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수록 석유 관련 정보 유통이 실시간 이뤄지고 있는 휴스턴의 에너지 전문가들과 상호 교류가 요구된다.

석유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큰 혜택을 받은 휴스턴 지역도 오바마 대통령의 에너지 자립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정책과 환경보호를 위한 탄소배출 규제법안 추진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곳 석유회사 역시 천연가스,연료전지 및 에탄올 등 다양한 에너지원 개발을 위한 연구 투자를 증대하고 있지만 석유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 역시 신 · 재생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하더라도 기존 화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조윤수 <미국 휴스턴 총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