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열손실 단열벽체 6~7배..여름엔 온실효과"

경기도 용인시와 이천시, 광주시청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청사 중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높은 청사로 지목돼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친환경 건축물'을 자처해온 지은지 수개월에서 4년여 밖에 안된 이들 청사가 '에너지 먹는 하마' 취급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1일 해당 지자체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용인시청사는 2005년 7월, 이천시청사는 2008년 3월, 광주시청사는 지난해 4월 각각 신축된 5년 미만의 최신 건축물이다.

이 중 1인당 에너지사용량이 가장 높게 발표된 용인시의 경우 문화복지공간을 제외한 시청.의회청사의 1인당 에너지사용량만 계산하라도 2008년 2천170㎏oe, 2009년 2천30㎏oe로 이천시청사와 비슷한 수준이 나왔다.

그 원인으로는 열 효율보다는 외관 디자인을 강조해 외부벽면을 유리로 덮은 '올글래스 커튼월' 구조와 넓은 내부 구조가 꼽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계획.환경연구실 조동우 박사는 "올글래스 컨튼월 구조는 일반 단열벽체에 비해 열손실이 6~7배 취약하고 여름철에는 복사열이 실내로 투과되면서 온실효과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조 박사는 건물 구조 역시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고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바닥면적 기준으로 정사각형 구조에 비해 직사각형 건축물이 외부공기에 닿는 면적이 넓어 에너지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한개 층 높이(층고)가 높고 고층으로 지은 것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고층 건물은 가벼운 건축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기온 체감도 높은데 동굴에 비해 온실이 에너지 효율이 낮은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이다.

조 박사는 이들 청사가 친환경인증 건물이라는 것에 대해 "친환경 인증조건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수준"이라며 "산정방식도 체크리스트 방식이어서 종합적인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유리외벽 건축물의 경우 남쪽과 북쪽 공간이 실내온도 편차가 3~4도 이상이라는 점도 냉난방 시스템 운용에 장점이자 단점이다.

영남대 건축학과 석호태 교수는 "근본적으론 유리외벽구조의 문제이지만 대공간 구조와 온도 이외에 습도, 공기질까지 관리하는 환경조절시템 첨단화 등도 에너지 비효율 요인으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특히 최근 공공청사들이 현상공모 또는 턴키방식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미관을 앞세운 유리외벽 건축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내 적정온도 점검방식은 초보적 수준의 에너지 절감책"이라며 "신축 건물은 설계단계부터 에너지 효율을 반영하고 기존 건물은 차양(루버)를 설치하고 냉난방설비시스템을 개별 제어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용인시는 "유리외벽에 단열필름을 부착하고 소형 열병합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축 중인 수지구청사의 경우 에너지효율 1등급 충족여부를 검토해달라고 감리단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