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홍현주 교수팀 조사…예·체능 사교육은 무관
"다양한 방과후 활동이 현실적 해법"


사교육을 받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아이의 공격적 성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현주 교수팀이 경기도 군포시 저소득층 초등학생 111명의 정신건강을 조사해 17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학습 관련 사교육 시간이 많을수록 아이의 공격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림대 성심병원과 군포시, 군포시정신보건센터가 공동 추진한 빈곤 아동 지원 프로그램인 `드림 스타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부터 실시한 것이다.

조사 결과 전체 사교육 시간과 아동의 공격적 성향 간의 상관계수는 0.188이었으며 특히 국ㆍ영ㆍ수 등 학습 관련 사교육 시간과의 상관계수는 0.205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태권도, 피아노 등 학습과 관련이 없는 사교육 시간과 공격성 간의 상관계수는 0.014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상관계수가 높을수록 상관관계가 강하다는 것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상관계수가 0.2 이상이면 의미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과 공격성 간 상관계수는 -0.170, 친구와 보내는 시간과의 상관계수는 0.092로 낮게 나왔다.

아동의 정신건강 문제를 공격성 외에 문제행동, 위축, 우울ㆍ불안, 주의집중 문제 등으로 분류했을 때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문제행동, 우울ㆍ불안, 주의집중 문제, 비행 등이, 친구와 함께 오래 지낼수록 위축 행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 111명의 평균 연령은 10.2세, 남아는 54명, 여아는 57명이었으며 사교육을 받은 비율은 74%, 하루 평균 사교육 시간은 2시간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아동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부모, 친구와 함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런 여건이 안된다면 방과후 시설이나 예체능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에 보내는 것이 낫다고 제안했다.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맞벌이가 많아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어 학원에 보내지만 아이의 정신건강에는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
홍현주 교수는 "이번 조사는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현재 따로 진행 중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에게 풍부한 정서적 자극을 주는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