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부하 전년대비 18.4% 증가..전력수급 비상
10∼12시ㆍ16∼18시 전기난방 자제해야

겨울철 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산업용 전력 수요가 늘어난데다 올해 들어 폭설과 이상 한파가 계속되면서 가정과 사업장의 난방수요가 겹친 탓이다.

전력 공급량은 쉽게 늘릴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 국민적인 전기 절약이 절실한 때다.

◇전력 수급 비상상황 = 새해들어 연일 한파가 이어지자 최대 전력수요량도 5∼8일 나흘 연속 최고치가 경신됐다.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량은 7천200만㎾ 정도인데 8일 오전 11시 최대 전력수요량은 6천856만㎾를 기록, 예비전력이 441㎾로 낮아져 전력예비율(6.4%)이 사상 처음 7% 아래로 떨어졌다.

지식경제부는 이처럼 전력 수요가 급증한 원인으로 이상한파에 따른 난방수요 증가와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용 전력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난방부하는 전년대비 18.4% 증가한 1천675만㎾로 최대 수요대비 24.4%를 차지하고 있다.

기온이 1℃ 떨어질 때마다 전력수요는 40만9천㎾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방부하는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세인데 이는 전기장판, 전기난로처럼 손쉽게 쓸 수 있는 개인ㆍ가정용 전열기 보급이 최근 3년간 30% 이상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또 학교나 건물 등에서 투자비가 낮고 관리가 편안하다는 이유로 가스 난방 대신 전기를 쓰는 시스템 에어컨(EHP)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993년 이후 16년만에 동계 전력수요가 하계 전력수요를 넘어선 것은 이런 전열기 사용이 급증했다는 방증이다.

전기요금이 다른 난방 연료보다 저렴한 것도 전기난방이 선호되는 원인으로 추정된다.

2006∼2009년 등유는 32.9%, 도시가스 요금은 12.2% 증가했지만 전기요금은 3.1% 오르는데 그쳤다.

◇전열기 사용 자제가 유일한 해법 = 산업용 전기 수요의 경우 경제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부는 개인과 가정에서 전기를 자발적으로 절약해야 하는 게 사실상 유일한 대책이라며 전국민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1월과 2월 전력수요량이 최대가 되는 오전 10∼12시, 오후 4∼6시엔 되도록 전열기를 끄는 게 당면한 전력 수급 비상상황을 무사히 넘길 수 있는 해법이라고 정부는 강조했다.

전기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전열기는 다른 가전제품보다 전기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전력사용량이 많아서다.

또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를 18∼20℃로 유지하고 내의를 입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정부는 당부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시 소등을 반드시 점검하고 쓰지 않는 전기 기구의 플러그 뽑기 같은 기본적인 절약 수칙도 전력 사용량 감소에 도움이 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기업의 에너지 절약 정책으로 실내 온도가 낮아지는 추세지만 한파때문에 개인적으로 전열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력이 국가 재산인만큼 전기를 절약하는 성숙한 국민의 인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