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출예산 70% 상반기에 배정

정부는 신속한 재정 집행을 위해 일자리 사업 공모기간을 단축하고 지난해 조기 집행 목적에서 도입한 한시제도를 연장하기로 했다.

또 상반기 재정 60% 집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출예산의 70%를 상반기에 집중 배정했다.

기획재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전체 세출예산의 70%인 178조3천억원을 상반기에 배정하는 내용의 `2010년도 예산배정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 추세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일자리 지원, 민생안정, 사회간접자본(SOC) 계속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비는 71.7%인 164조원을 상반기에 배정, 사업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각 중앙관서의 조기 재정집행을 지원하기 위해 이 날짜로 예산집행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했다.

예산집행지침은 예산 배정 후 1월 말까지 통보토록 돼 있으나 배정과 동시에 통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재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 지침에서 시설공사의 발주.계약.심사기간 단축을 위한 긴급입찰제도, 법정경비 및 안전관련 경비에 대한 총사업비 조정권 부처 위임, 자치단체 보조사업에 대한 국비 선교부 등 재정 조기 집행을 위해 지난해 한시적으로 적용한 제도를 연장하기로 했다.

일자리 공모, 원가 검토 등 재정집행에 걸리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도록 하는 지침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일자리사업 공모기간은 평균 45일에서 30일, 총사업비 사전검토는 30일에서 10일, 자치단체 공사 원가검토는 10일에서 7일, 예산 이.전용 등 변경협의는 20일에서 10일로 각각 단축된다.

또 최종수요자에 대한 실집행률을 관리.공개키로 했으며, 부처나 지자체가 단순집행률 제고 목적에서 공공요금, 급여성 사회복지 보조금 등을 선집행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예산은 적기에 집행하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공공부문 에너지 소비 10% 이상 절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청사 신축 때 에너지효율 1등급 기준에 맞춰 설계.시공토록 규정하고 신재생 에너지 설비투자 및 절수형 수도설비를 의무화하는 한편 여름철 냉방 27℃, 겨울철 난방 17℃ 이하를 적정 실내온도로 정했다.

또 정부 자산 취득 시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제품이나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조명의 신규 설치 및 교체 시에도 발광다이오드(LED) 제품을 우선 구매토록 했다.

업무용 승용차량도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다.

정부는 재정 집행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집행 담당자의 실명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예산집행 실명제를 1월 말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조사업자가 보조금을 2회계연도를 초과해 이월할 수 없도록 하고 총액으로 계상된 민간 보조사업은 원칙적으로 공모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토록 하는 등 보조사업의 투명성도 높이기로 했다.

또 연말 밀어내기식 예산집행을 막기 위해 기본경비의 연도말 이월범위를 5%에서 10%로 확대하고 건축부지 매입 시 국유재산을 활용하기 위해 민간토지를 매입하기 전에 재정부와 사전협의토록 규정했다.

부처 자율로 1만~5만원 범위에서 정하던 당직비의 상한이 3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환차익 사용요건을 재해대책비와 법정경비에만 국한하는 등 재정집행 요건도 강화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