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김상현(29)이 이번 시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휩쓸며 2009년을 최고의 해로 장식했다.

김상현은 11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09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야구 담당 기자 등 투표단이 던진 유효표 341표 중 286표(득표율 83.9%)를 얻어 김동주(두산.25표), 이대호(롯데.13표) 등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3루수 부문 황금 장갑에 입을 맞췄다.

올 초 LG에서 KIA로 옮긴 김상현은 홈런(36개)과 타점(127개) 1위에 오르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3년 이승엽(당시 삼성)이 56개를 때린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홈런을 쳐냈고, 타점 역시 이승엽(144개, 2003년) 이후 가장 많이 올리는 등 시즌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다.

장타율도 0.632로 1위를 차지했고 득점권 타율도 0.403으로 가장 높았다.

덕분에 지난달 프로야구 부문별 시상식에서 90표 중 79표를 획득하는 등 압도적인 지지로 MVP에 뽑혔다.

투수 부문에서는 KIA의 아킬리노 로페즈(34)가 210표를 얻어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외국인 선수로 역대 두 번째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시즌 때 다승(14승)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 3.12로 빼어난 구위를 펼친 로페즈는 한국시리즈에서 5차전 완봉승을 포함해 2승을 거두며 팀의 마운드를 책임졌다.

호랑이 군단의 주장으로 안방을 든든하게 지킨 김상훈(32)은 포수 부문에서 SK의 정상호를 득표수 252대 71표로 넉넉하게 제쳤다.

이번 시즌 타율은 0.230에 그쳤지만 홈런 12방에 타점 65점을 올렸고 안정된 투수리드 솜씨를 보였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홍성흔(32.롯데)이 287표로 로베르토 페타지니(LG.49표)를 제치고 왕좌를 차지했다.

2001년과 2004년 포수로 상을 받은 홍성흔은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바꿔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끼었다.

경쟁이 치열했던 유격수 부문에서는 명품 수비를 자랑하는 손시헌(29.두산)이 4년 만에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타율 0.289에 119안타, 11홈런을 친 손시헌은 159표를 얻어 경쟁자 강정호(히어로즈.122표)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김상현과 함께 KIA의 공격을 이끈 거포 최희섭(30)은 1루수 부문에서 SK 박정권(25표)을 완벽하게 제치고 수상자로 뽑혔다.

최희섭은 이번 시즌 타율 0.308을 때리며 134안타, 33홈런, 100타점을 올렸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실패한 SK는 정근우(27)가 2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득점(98개) 공동 1위에 최다안타(168개)와 도루(53개) 2위 등 공격 전 부문에서 두루 좋은 성적을 낸 덕분에 284표로 안치홍(KIA.39표)의 도전을 쉽게 이겨내고 3년 만에 수상했다.

외야 부문에서는 김현수(21.두산, 323표), 박용택(30.LG, 265표), 히어로즈 이택근(29.히어로즈, 126표)이 황금장갑의 주인공으로 뽑혔다.

지난해 타격 3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황금 갑을 낀 김현수는 올해 수상자 가운데 가장 많은 표(94.7%)를 얻었다.

논란 속에 타격 1위(0.372)에 오른 박용택과 함께 공격, 수비, 주루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이택근도 수상자가 됐다.

강봉규(삼성)와 박재상(SK)는 각각 74표, 65표를 얻는데 그쳐 다음 기회에 수상을 노려야 했다.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KIA는 7명의 후보 중 4명이나 수상했다.

또 두산이 KIA에 이어 수상자 2명으로 뒤를 이었고 삼성과 한화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2년 연속 수상자가 김현수와 홍성흔 등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새 얼굴이 두드러졌다.

이 중 김상현, 로페즈, 김상훈, 최희섭, 박용택 등 5명은 생애 첫 황금 장갑의 영예를 안았다.

한편 이대호(롯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정한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 상은 평소 선행에 앞장서고 나눔을 실천하는 선수 또는 단체에게 주어진다.

삼성의 강봉규는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선정됐고 한국시리즈 MVP인 나지완(KIA)은 한국스포츠사진기자회에서 주는 '골든 포토상'을 받았다.

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은 김인식 한화고문, 정영종 CJ인터넷 대표이사, 이종하 반도핑위원회 위원장, KBS 천하무적 야구단은 공로패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장현구 기자 cool@yna.co.kr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