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4일 KBS라디오에 출연,"공공기관의 복리후생이 민간 기업에 비해 과다한 측면이 있다"며 "적절한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상당수 공공기관이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 지원이나 주택자금 무이자 대출,보약재 구입비 지원 등 지나친 복리후생을 지원하면서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사내 근로복지기금도 민간보다 두 배 이상 규모에 달해 향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도파업을 계기로 공기업 개혁의 고삐를 바짝 당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재정부는 이미 공공기관에 전달한 예산 편성 지침을 통해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 지원 폐지 △주택자금 대출시 시중금리 적용 △과도한 경조사비 및 의료비 지원 금지 △사내 근로복지기금 1인당 2000만원 한도 출연 등을 내년부터 준수하도록 엄격히 관리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또 "비상임 이사에 대해서는 출석을 체크해 수당을 지급하고 금융 공기업을 중심으로 연차 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해 과도한 연차 수당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정원 감축을 통한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도 일정대로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52개 공공기관이 대학생 자녀 학자금으로 376억원(1인당 평균 320만원)을 무상 지원했으며 1인당 500만원 이상 지원한 기관도 13개에 달했다. 주택자금 지원액은 1인당 평균 4610만원에 이르며 상당수 기관이 무이자로 대출했다. 의료비의 경우 8개 공공기관이 1인당 1000만원까지 지원하며 의료보험이 안되는 치과 치료나 성형 비용까지 지원하는 기관도 있었다. 경조사비의 경우 축의금으로 500만원까지 지원하고 조의금을 2000만원 이상 주는 기관도 17곳에 달했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철도노조 파업과 같은 공공 부문의 파업이 발생할 경우 법에 따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철도노조 파업이 중단돼 매우 다행스럽지만 어느 때보다 시일이 많이 걸려 유감스럽다"면서 "철도 파업은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반하며 공공부문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