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장사들의 이자보상배율이 크게 낮아져 부채상환능력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는 25일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3분기 말 현재 이자보상배율은 3.7배로 전년 동기의 6.3배보다 2.6배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6조원으로 작년보다 20.8% 줄었지만 이자비용은 9조원으로 33%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을 보여준다. 이자보상배율 3.7배는 영업이익을 3700원 올렸다면 그 중 1000원을 이자로 지출했다는 얘기다.

올 들어 이자비용이 '0'인 무차입경영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엔씨소프트 등 34개로 전체 비교 대상 558개 회사 중 6.0%로 집계됐다. 이들을 포함해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상으로 이자비용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회사는 총 423개로 전체의 75.8%를 차지했다.

10대 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은 6.0배로 이들을 제외한 다른 상장사들의 2.1배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현대중공업으로 올 3분기까지 1조8184억원을 벌었지만 이자는 234억원만 지불해 77.8배에 달했다.

LG 삼성 롯데 GS그룹 등의 이자보상배율도 10배를 넘었다. 반면 한진은 영업적자로 이자보상배율이 -1.3배였으며 금호아시아나는 0.05로 영업이익의 20배 정도를 이자로 낸 것으로 조사됐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출 중심의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이익 규모가 컸던 데다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할 때 금리 부담이 더욱 커져 10대 그룹과 나머지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 차이가 더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