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관련 편중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사과방송 조치를 받은 MBC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제재조치처분 취소 청구 소송이 헌법재판소로 가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이경구 부장판사)는 13일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할 경우 사과방송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방송법 조항에 대해 위헌제청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 조치는 규정 위반사실을 시인하지 않고 있는 방송사업자에게 사과를 강요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과 행위는 윤리적인 판단 내지 의사의 표현으로 본질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것이어야 한다"며 "따라서 사과를 강제하는 것은 사과자 본인에게는 굴욕이 되는 것으로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MBC 시사 프로그램인 `뉴스후'는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정부와 여당이 방송법을 개정해 방송을 족벌신문사와 재벌에 나눠주려 한다'며 방송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이에 방통위는 해당 프로그램이 방송심의규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반했다며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하도록 했고 MBC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