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이 오랜 침묵을 깨고 34일 만에 골 맛을 보면서 2009 프로축구 K-리그 득점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이동국은 24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09 K-리그 29라운드 수원과 원정경기에서 0-1로 지고 있던 후반 38분 브라질리아의 코너킥을 받아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날 골로 이동국은 지난달 20일 부산과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골을 터트린 이후 정규리그 4경기와 FA컵 1경기를 합쳐 5경기 동안 잠들어 있던 골 감각을 살려냈다.

특히 정규리그에서 18골로 선두를 지키는 이동국은 데얀(서울), 슈바(전남), 김영후(강원.이상 13골) 등 득점 부문 2위권 선수들과 5골 이상 벌리면서 1998년 프로 데뷔 이후 첫 득점왕 등극의 기쁨을 앞두게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날 이동국의 활약이 더 소중한 것은 이번 동점골로 전북이 일찌감치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는 데 있다.

한국에 배정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모두 4장. 이 가운데 1장은 FA컵 우승팀에 돌아가고 나머지 3장은 6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결과를 합쳐 통합 1~3위 팀에 돌아간다.

정규리그 3위는 6강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팀과 맞붙어야 해 자칫 아무 성과도 없이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정규리그 1경기를 남긴 전북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54점을 기록해 2위로 치고 오른 포항(승점 50)과 승점 4점차를 유지하면서 정규리그 최소 2위를 확보했다.

만약 전북이 이날 수원에 잡혔다면 상황에 따라 최종전 결과에 따라 정규리그 3위까지 밀려날 수도 있는 만큼 이동국의 동점골로 따낸 '승점 1점'은 정말로 소중한 결과였다.

이동국은 "비록 1위 확정을 못 했지만 귀중한 승점을 따내 기쁘다.

이 정도면 원정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수비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방어를 하면서 내가 골을 넣을 기회가 줄었지만 오히려 동료에게 기회가 더 만들어지고 있다"라며 "어렵게 찾아온 우승 기회를 반드시 찾겠다"라고 강조했다.

최강희 감독 역시 "이동국에게 매 경기 기회는 오고 있는데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라며 "하지만 어려울 때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라고 칭찬했다.

(수원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