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출액 독일 제치고 1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수출시장에서 중국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올해들어 독일을 제치고 세계 수출시장에서 1위에 올랐고 미국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경제위기로 주머니 사정이 악화된 소비자들이 저가 제품을 더 찾는 것이 중국을 세계 무역시장에서 더 강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경기침체가 세계 교역시장에서 중국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은 규모가 줄어든 세계 수출시장에서 경쟁국들의 몫을 빼앗으며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중국의 수출액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줄었지만 독일이나 일본 등 다른 경쟁국은 더 감소했다.

글로벌무역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출액은 5천218억달러에 달해 기존의 수출 1위국인 독일(5천159억달러)을 제쳤다.

중국의 수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21.7% 감소하기는 했지만 독일이 34.1% 감소하고 미국(4천982억달러)은 23.8%, 일본(2천509억달러)은 37.3% 감소한 것에 비하면 중국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이다.

미국 시장을 보면 독보적인 지위를 굳혀가고 있는 중국의 존재가 더 확연해진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미국의 수입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19%에 달해 14.5%에 그친 캐나다를 제치고 1위로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중국의 비중은 15%에 못미쳤고 캐나다는 17%였지만 1년 만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중국의 수출시장 점유율 확대는 일본이나 이탈리아, 캐나다, 멕시코 등과 같은 국가들의 몫을 빼앗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가구류 수입시장에서 캐나다, 이탈리아 등의 점유율을 떨어지는 반면 중국의 비중은 1년전의 50%에서 54%로 높아졌고 전자제품의 경우 일본이 중국산 제품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중국이 수출시장에서 더 강해진 이유로는 우선 임금을 비롯한 생산비용 절감을 통해 제품 가격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 능력이 꼽히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저가의 다양한 생필품을 만드는 중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경기침체에도 수출에서 잘 버틸 수 있고 '차이나 프라이스'로 불리는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다른 나라가 따라갈 수 없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장비와 자동차, 고가품의 수요 감소로 고전하는 독일과는 대조적이다.

페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인 니콜러스 라디는 "중국은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노동시장도 유연하다"며 중국의 강점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고 세제혜택과 저금리의 대출로 수출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수출이 강하게 유지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NYT는 그러나 중국의 수출시장 지배력 확대는 미국과 유럽 국가 등과의 무역갈등을 고조시킬 우려를 키우고 있다면서 유럽의 경우 반덤핑 조사로 압박하면서 중국에 수출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