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찾는' 실수요자들…입주권호가 1억이상 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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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연말 입주물량 쏟아지는 광명…강남서 전철로 30분…DTI규제 없어
중개업소 하루 30~40통 문의전화…대기물량 많아 가격조정 가능성도
중개업소 하루 30~40통 문의전화…대기물량 많아 가격조정 가능성도
최근 임대주택건립 의무비율이 없어지면서 일반분양 세대수가 늘어난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재건축단지를 지난 9일 둘러봤다. 올초만 해도 일반분양이 거의 없어 관심을 끌지 못했던 이 지역은 848채(전체 6151채)가 일반분양으로 전환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교통 여건도 좋아졌다. 지하철 7호선을 이용하면 강남에서 30분이면 광명에 닿는다.
◆조합원 입주권 거래 급증
퇴근시간을 조금 넘긴 오후 8시.이달 분양 예정인 'e편한세상 센트레빌(하안주공본1단지)' 상가 앞 공인중개사무소는 상담 중인 고객들로 붐볐다. 오는 12월 초 입주가 확정된 '두산위브 트레지움(하안본2단지 재건축)'의 거래 마지막날이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앞으로 집단등기를 마칠 때까지 명의이전이 안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도 입주 예정 단지들의 조합원 입주권은 거래가 되고 있다. 88공인중개 관계자는 "하루에도 30~40통씩 문의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광명시 지적과 통계에 따르면 올 3월부터 10월 현재까지 이 지역 아파트 거래건수는 332건에 달했다. 광명시 전체 아파트 거래건수(3265건)의 10%에 해당한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광명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거래가 활발한 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수요가 많다보니 지난 5월 이후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 결과 지난 4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월별 매매가 변동률이 5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섰다. 9월에는 전달 보다 0.54% 올라,경기도(0.37%)와 서울(0.40%)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입주권 거래에 다운계약서 횡행
현재 조합원 입주권 프리미엄은 1억여원,일반 분양분도 4000만~5000만원까지 형성됐다. 지난 9일까지 3억7000만원 선에 거래된 두산위브 트레지움 82.7㎡(25평 · 공급면적)의 조합원 입주권은 2005년 12월 관리처분 당시 2억6083만원.1060만원이었던 3.3㎡당 조합원 분양가가 현재 1300만원 선까지 뛴 셈이다.
시세차익이 크다보니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기 위한 불법적인 '다운계약서'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하안동의 A공인중개는 "일반 분양가보다 조합원 입주권 실거래가격이 높다보니 당사자들 간 합의하에 다운계약서를 쓰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오는 21일 분양 예정인 'e편한세상 센트레빌' 82.7㎡(25평 · 공급면적)의 분양가는 3억3250만원(기준층)이지만 이미 조합원 입주권 값은 이를 웃도는 3억7000만원 선이다.
◆입주물량 넘쳐 가격하락 우려도
최근 광명 하안 · 철산동 입주 예정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 급등은 그동안 광명시가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 크다. 지하철 7호선 라인임에도 5년 전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700만원 선에 불과했다.
또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KTX 역세권 개발 등 호재도 단기 급등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실거주 없이 3년 보유만 해도 양도소득세가 면제되고,집단대출로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급증과 입주권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조합원 입주권 호가가 단기간 지나치게 많이 오른 데다 향후 입주대기 물량이 많아 집값이 하향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광명=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