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D사립초등학교는 지난달 한 유치원에서 초등학생 유치설명회를 가졌다. 예체능 특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학교는 이 자리에서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모씨 아들의 진학을 약속받았다. 요즘 D초등학교처럼 유치원 등을 다니며 예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유치경쟁을 벌이는 사립초등학교들이 늘고 있다.

23일 서울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오는 11월2일 원서접수를 앞두고 서울시내 40개 사립초등학교가 일제히 미취학 아동 유치경쟁에 나섰다. 이 같은 현상은 취학 아동 수가 2001년 12만6000여명에서 해마다 5000여명씩 줄어 지난해 9만3000여명으로 감소했고 사립초등학교 입학생 수도 2001년 5000여명에서 지난해 4500여명으로 500명가량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일부 사립학교는 빈자리가 생길 정도로 줄어 정원조차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D초등학교 교감은 "경제난과 더불어 공립학교의 시설개선 및 지원 증대로 사립학교가 상대적으로 학생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돼 홍보활동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각 사립초등학교가 홍보활동을 통해 내세우는 장점은 영어 · 예체능 · 인성교육 등으로 다양하다. 동대문구 경희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전학년 영어수업에 TETE방식(Teaching English Through English · 영어로 영어를 가르침)을 도입했으며 '영어인증제'를 운영,자체 인증 시험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 학생에게만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금천구 동광초교는 한 한급을 3개 반으로 다시 나눠 수준별 영어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중구 동산초교는 자체 토익경시대회로, 성동구 한양초교는 미국 초등학교와 학생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