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전 대표.매니저만 폭행.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과 관련, 폭행과 명예훼손, 강제추행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 12명 가운데 장씨 소속사 전 대표와 전 매니저만 기소되고 나머지는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형준)는 자살한 장씨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를 폭행 및 협박 혐의로, 전 매니저 유모(30)씨를 김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술자리 접대 강요, 업무상 횡령, 강제추행치상, 도주,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 등 김씨와 유씨의 나머지 혐의와 강요죄 공범 혐의 등으로 송치된 나머지 피의자 12명에 대해서는 모두 혐의없음 처분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대표 김씨는 지난해 6월 장씨를 특정장소에 간 사실을 장씨가 누설했다는 이유로 손바닥과 페트병으로 때리고(유족 고소), 2007년 11월 모델지망생 A씨를 건방지다며 손과 발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월 25일 장씨가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전화 및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약물투약 공범으로 고소하겠다'고 말하는 등 장래에 해를 가할 듯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2007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16회에 걸쳐 유력인사 접대명목으로 술자리에 장씨 등 소속 연예인을 동석시키거나 골프접대 및 성접대를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는 강제로 참석하도록 협박한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또 장씨 출연료 240만원 미지급, 남성모델 강제추행치상, 강제추행치상 사건으로 체포후 도주 등 혐의도 모두 경찰의 수사내용과 달라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전 매니저 유씨는 지난 3월 13일 여러 차례에 걸쳐 언론에 장씨의 문서가 있음을 암시하며 '공공의 적', '처벌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공표하는 등 개인적 의견을 언론에 공표해 전 대표 김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유족이 고소한 사자명예훼손, 유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는 범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이밖에 강요죄 공범 혐의와 관련해 3회 이상 술자리에 동석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입건한 증권사 이사, 전자제품업체 전.현직 대표(2명), 외주제작사 대표, 사모펀드 대표를 비롯해 문건에 거론된 언론사 대표, 인터넷 언론사 대표, 금융회사 이사 등 8명에 대해서도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또 문건을 보도해 장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은 기자와 팀장 등 2명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장씨 문건이 추상적으로 작성돼 구체적 피해 정황이 파악되지 않았고,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관행적으로 행위를 한 당사자들의 기억이 흐려지고 객관적 자료도 대부분 멸실됐다"면서 "경찰이 강요죄 등 실체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죄명을 선택한 것은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고인에 대한 동정 여론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수사하고자 했던 것에 기인한다"고 수사의 특징을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10일 사건 수사 대상자 20명 가운데 7명을 기소의견으로, 나머지 13명을 불기소 의견 또는 내사종결한 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바 있다.

(성남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