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시장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DTI 규제는 현재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만 적용되고 있다.또 이 방안이 여의치 않으면 수도권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추가로 낮추는 대안도 고려 중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국토해양부,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 회복을 위해 대규모로 공급한 유동성이 실물이 아닌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강남 3구에만 시행중인 DTI 적용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라고 권고했는데도 대출 증가세가 지속돼 LTV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근본적인 해결책인 DTI 확대 적용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그는 “이 방안 적용이 쉽지 않다면 수도권 또는 서울 지역에 LTV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놓고 관련 부처 간에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7월초 수도권의 LTV를 종전 60%에서 50%로 낮춰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으려고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8월말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DTI 확대 적용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DTI는 대출자의 소득과 원리금 상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보기 때문에 주택담보 가치만을 기준으로 하는 LTV에 비해 대출 억제효과가 크다.DTI는 현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인 강남 3구의 6억원 이상 고가주택에만 40%로 설정돼 있다.

서울 전 지역에 DTI를 적용할 경우 투기 지역보다는 완화된 50%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DTI 규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계 부실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며 상시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부동산 시장안정을 위한 단기 방안으로 LTV와 DTI의 적용을 엄격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DTI 규제는 수도권과 지방에 대해 분리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인 민주당의 김동철 의원은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에만 40%가 적용되는 DTI를 모든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고, 적용비율은 대통령령으로 30% 이내의 범위에서 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최근 경제정책 방향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DTI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밖에 은행별 대출 총량 규제책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미 금융당국이 각 은행에 대출 심사 강화와 무분별한 대출 자제를 권고하고 있어 추가 대책으로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