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주부터 `단계적 개편'..정치인 입각 유력
8.15 경축사 `통합' 메시지 전할 듯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후 나흘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한다.

당초 지난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던 청와대 및 내각 개편이 여러 변수로 인해 전반적으로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이번 휴가구상을 바탕으로 `속도전'에 나설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오는 8.15 경축사에서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며 집권중반기 국정의 큰 그림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현재로선 "청와대 개편 및 개각의 폭과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실무 차원에서의 인사검증 작업은 일찌감치 마무리됐으며, 이 대통령이 이번 휴가기간 방향을 잡고 최종 결단만 남겨두고 있다는 얘기도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지난 5일 `대폭 개각 및 정치인 입각'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배경을 놓고 청와대와 사전에 어느정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일부 수석을 교체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이 대통령의 `단계적 개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다른 한편에서는 청와대 개편과 개각의 선후관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천성관 내정철회'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동기 민정수석을 비롯해 대부분의 수석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나돌고 있으나 개편의 밑그림에 따라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함께 청와대 일부 조직의 개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집권초 국정과제 선정을 담당했던 국정기획수석실이 우선 `정비' 대상에 올라있으며,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의 통합과 수석실별 기능 재편 등도 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두차례 개각에서 보여준 `거북이' 인사스타일과 인사 검증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광복절 이후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예상보다 속도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승수 국무총리의 경우 한때 교체가 기정사실화하는 듯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내년에 국내 개최 가능성이 있는 G20 금융정상회의 준비와 내년도 예산편성, 민생정책 등을 위해 경제.외교 분야에서 탁월한 경험과 경륜을 갖추고 있는 한 총리가 유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마땅한 총리 후보감을 찾기 어려운 사정과 함께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파고 등도 변수다.

`정치인 입각'은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여당의 요구사항이기도 하지만 집권 중반기 강력한 국정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로열티가 높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행정부에 포진시킬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이와 관련, 여권 내부에서는 4선의 홍준표 의원과 3선의 임태희 의원과 재선의 주호영, 나경원, 최경환 의원 등이 유력한 입각 대상자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의원과 `친박계' 정책통인 최경환 의원은 경제부처에, 당선인 대변인이었던 주호영 의원과 국회 문방위 간사로 최근 미디어 관련법 처리의 `1등 공신'인 나경원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거론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법무부장관이나 노동부장관 기용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신설 가능성이 있는 정무장관에는 친박계 김무성 의원과 충청권 출신의 정진석 의원 등이 물망이 올라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으나 본인이 국회 쪽에 의지를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정두언 의원도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입각 후보군에 올라있으며,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의 복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 핵심 참모는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사람 바꾸는 것을 싫어하고 국회의원이 장관직에 오르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며 "따라서 개각 폭이 작을 수 있으나 정치권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휴가기간 8.15 광복절 경축사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큰 틀의 요지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통합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에 따라 어떤 대북 메시지가 나올 지도 관심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휴가 이후에도 이 대통령은 `친(親) 서민' `중도.실용'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개각 이후에는 민생, 교육, 외교.안보 등 정책에 더욱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