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미주신경성 실신"..엘리제궁 "의식 안잃었다"

불과 20여일 전에 건강진단서를 공개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조깅을 하던 중 쓰러진 것으로 드러나 그의 건강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엘리제궁의 클로드 게앙 비서실장과 로즐린 바셸로 보건부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건강 이상은 사소한 증세에 불과하고 이내 그의 건강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건강을 회복한 뒤 의료진들과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눴을 뿐만 아니라 이날 열린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 대회의 마지막 구간 경기를 병실에서 TV로 지켜봤을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엘리제궁도 두 차례 발표한 성명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45분에 걸쳐 격렬하게 운동을 하던 중에 쓰러져 응급 처치를 받고 발드그라스 군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 뿐만 아니라 MRI(자기공명영상장치), 뇌파검사(EEG) 등 신경계통 검진 결과 아직까지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엘리제궁의 설명과 달리 현지 언론들은 의료 전문가와 일부 관리들의 말을 빌려 사르코지 대통령이 무더위에 조깅을 하던 중 탈수현상으로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졸도한 것으로 전했다.

이런 증세는 의학 용어로는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불린다.

과도한 운동이나 통증 등으로 자극을 받을때 미주신경이 활성화돼 혈압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실신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아무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일단 정상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국가수반의 건강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프랑스인들 사이에는 그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1996년 전립선암으로 타계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14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했으나 임기말에는 건강이 악화돼 국사를 거의 돌보지 못하는 상황을 맞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재임 중 암에 걸린 사실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비난여론이 쏟아졌었다.

이런 여론을 감안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선 유세 중 당선되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이 약속에 따라 취임 닷새 만에 "대통령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종합검진 결과를 공개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아무런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일 "혈액 및 심장 테스트 결과가 정상"이라는 건강진단 내역을 발표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