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전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졌다. 2004년 6월 불량만두 사건,2005년 10월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알 검출,2008년 멜라민 파동,가공식품에서의 이물질 검출,부실 학교급식 파문 등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은 안전한 식품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따라 정부의 식품안전관리에 관한 여러 대책이 발표돼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식품안전관리체계가 정착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소비자의 신뢰확보가 관건이다.

농축산물 식품안전관리체계는 생산단계의 친환경인증제 및 우수농산물인증제도(GAP)와 생산이력관리제,가공과 판매단계의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원료의 사용제한 및 안전식품 제조업소 인증제(HACCP) 등의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로 이뤄져 있다. 이런 절차에 따라 안전하게 생산되는 친환경농축산물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은 국내 농경지의 9.9%인 17만4000ha에서 생산되며 전체 농산물 생산의 11%에 달하고 있지만 소비 증가는 이에 미치지 못해 일부 농업인은 친환경농축산물의 생산을 기피하고 있다.

이유는 일부 민간인증기관의 부실인증으로 생긴 소비자 불신과 비싼 가격 때문이다. 실제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이를 철저히 지키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소비자가 안전농산물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생산자는 안전농산물 생산을 줄이고 단위당 원가가 적게 드는 일반농산물을 생산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친환경농축산물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신뢰가 필수적이다.

농협유통의 경우'농장에서 식탁까지'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협식품안전연구원을 통해 출하 농산물의 잔류농약 검사를 매일 실시하고,부적합 판정을 세 번 받은 농가는 해당 매장에 출하를 금지하는 '3진 아웃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입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한 사료나 가공식품이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안전한 친환경농축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선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생산자는 식품안전관리체계에 맞게 친환경 농축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생산자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친환경농산물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와 생산자 간 신뢰가 안전식품 생산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야 한다.

이종헌 농협 안성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