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국 관련 글로벌 4개 펀드로 41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와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 강도도 높아져 주간 순매수 규모가 1년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12일 전 세계 펀드 동향을 제공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이번 주(6월4~10일)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와 아시아펀드(일본 제외), 인터내셔널펀드, 퍼시픽펀드 등 4개 한국 관련 펀드로 모두 41억75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작년 4월 둘째주(44억달러)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규모다. 이로써 이들 4개 펀드에는 3월 둘째주부터 13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올 들어 들어온 자금은 230억달러가 넘는다.

이번 주 GEM펀드에는 3월 넷째주 20억달러가 유입된 이후 가장 많은 13억39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아시아펀드도 한 달 만의 최대인 16억5800만달러가 들어왔다. 인터내셔널펀드와 퍼시픽펀드도 각각 10억달러,1억7800만달러의 순유입을 보였다.

이 밖에 라틴아메리카펀드나 중동 · 유럽 · 아프리카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EMEA펀드에도 자금 유입 규모는 전주보다 줄었지만 각각 2억6600만달러,1억28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머징마켓으로 글로벌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모습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관련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 규모가 급증하면서 이번 주 들어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강도도 더 세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2418억원을 순매수하며 6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2007년 10월 둘째주(1조6604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안승원 UBS 전무는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한국 관련 펀드로 투자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한 해당 펀드들은 현금 비중을 높게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달러화 약세로 보유 자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외국인이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