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성과 진실성 확보 미흡"

농림수산식품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 부처의 `실적 부풀리기'가 횡행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국방부, 농식품부, 교육부 등 5개 부처의 2008년도 사업 성과보고서에 대한 시범검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사업 성과보고서는 해당 부처가 달성한 성과와 실적을 자체 정리한 보고서로, 감사원은 성과보고서에 나타난 사업을 표본 추출해 실적 산정 및 보고의 사실 여부를 점검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성과를 측정할 때 성과계획서에 제시한 방법이 아닌 목표달성이 용이한 방법을 적용해 성과를 측정하는 사례들이 있었다"며 "아울러 성과와 무관한 실적치나 과거에 이미 달성한 실적치를 해당연도의 실적치로 보고하는 등 성과 정보의 진실성 확보가 미흡한 경우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감사원이 공개한 부처별 주요 부정 사례들이다.

◇농식품부 = `농식품부 홍보활동에 대한 국민평가'와 `정부홍보 농업정책 이해도 제고 효과'에 대해 각각 58%와 53%라는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기재돼 있으나 농식품부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축산물 잔류물질 검사 중 규제검사 비율'(목표 16.3%)이 애초 산정방식으로는 16.1%가 나와 목표에 미달하자 과거 규제검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정밀정량검사 건수를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실적을 23.4%까지 부풀렸다.

◇국방부 = 국방부는 `동원 체제 개선추진' 관련 4개 과제를 지난해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동원기본법 제정 TF 편성'을 제외한 3개 과제는 올 2월에야 끝마쳤다.

국방부는 그러나 이미 앞서 목표치를 100% 달성한 것으로 보고했다.

또 `남북정상급 군사회담 협의사항' 이행률이 연간 25.1%에 그치자 국방부는 목표치를 아예 70%에서 25%로 낮춰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했다.

◇교육부 = 국립대 교수 1인당 감축 학생 수가 27.7명으로 목표치(25명)보다 많았고, 대학구조개혁 지원 대학의 학생 충원율도 목표치(98%)보다 낮은 96.5%에 그쳤으나 교육부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고서에 기재했다.

또 기술인력 양성 고교인 `마이스터고' 지정과 관련해서도 목표치를 애초 20개에서 9개로 낮춰,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했다.

교육부는 '원격 화상강의 시범 운영'과 관련해 화상강의 만족도 조사를 당초 계획한 전문여론조사기관에 맡기지 않고 자체 조사로 대체하기도 했다.

특히 자체 조사 결과, 응답자(1천113명)의 57%만 만족한 것으로 나타나 목표(70%)에 크게 미치지 못하자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부산, 광주 등 일부지역의 만족률인 70%를 실적으로 기록했다.

◇지식경제부 = `대.중소 그린 파트너십'에 참여한 중소기업의 수가 목표치의 59%인 163개에 불과했으나 사업보고서에는 276개 기업이 참여해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기재됐다.

또 지난해 신재생에너지단지 사업 추진율은 실제 10.3%에 그쳤으나 올해 집행될 공사선급금 등 2억1천400만원을 포함시킴으로써 사업추진율을 28%로 산정해 목표(23%)를 초과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국토해양부 = 국토부는 지난해 초 연간 준공한 도로연장(㎞)을 국토면적(㎢)×인구(1천명)의 제곱근으로 나눈 `국토계수당 도로연장'이 1.475 이상일 경우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펴낸 '도로업무편람'에는 2007년 국토계수당 도로연장이 1.482로 이미 작년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표기돼 있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2008년 목표치를 새롭게 달성한 것으로 보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