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신인 여성그룹 데뷔싱글 '파이어' 인기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양현석 대표가 키우는 '여자 빅뱅'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여성그룹 2NE1(투애니원)의 부담은 꽤 커 보였다.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와 어떻게 다를지, 빅뱅과는 공통분모가 있을지, 양 대표가 신선한 시도를 했을지 등의 가요계 관심이 모아지기 때문이다.

빅뱅과 함께 출연하고 부른 휴대전화 광고 CM송 '롤리팝(Lollipop)'이 음악차트 1위에 오른 데 이어 최근 발매한 데뷔 싱글 '파이어(Fire)'도 단숨에 각종 음악차트 1위로 뛰어오른 것도 대중적인 관심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깐깐한 양 대표의 눈에 낙점된 멤버들의 합류 과정도 제각각이다.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와 일본에 살았던 리더 씨엘(본명 이채린ㆍ18)은 2006년 서울 합정동 YG로 무작정 찾아가 사무실에서 나오는 양 대표에게 데모 CD를 건넨 후 오디션 기회를 잡았다.

필리핀 스타이던 한국계 다라(25)는 2004년 KBS 1TV '인간극장'에 출연했고 이 방송을 본 YG의 러브 콜을 받아 2007년 전속 계약을 맺었다.

한국무용가 공옥진 여사의 조카 손녀인 공민지(15)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댄스 대회에 나간 영상이 YG 홈페이지에 오르면서 2004년 제안을 받고 합류했다.

중학교 졸업 후 고교에 진학하지 않고 현재는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부모 몰래 미국 버클리 음대에 진학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운 박봄(25)은 한국으로 건너와 YG 오디션을 여러 번 본 끝에 2005년 합격했다.

최근 인터뷰를 나눈 2NE1은 그들만의 무기를 묻자 "자유로움"이라고 답했다.

씨엘은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분은 많다"며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걸 잊지 않기로 약속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놀자'라고 외친다. 어떤 무대에서든 자유롭게 즐겨야 관객도 흥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빅뱅'으로 불리는 만큼 빅뱅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등 인기 여성그룹과의 다른 점도 소개했다.

멤버들은 "'YG 패밀리'라는 뿌리에서 출발했으니 힙합을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선 빅뱅과 공통분모가 있다"면서도 "빅뱅은 지-드래곤 등 작사, 작곡하는 멤버들이 있지만 우리는 원타임의 테디를 프로듀서로 만나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조화롭게 불어넣을 수 있다. 여러 프로듀서를 통해 다양한 걸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녀시대, 원더걸스와 달리 힙합 성향이 강하고 중성적인 이미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첫 방송 때 여자 팬이 많아 놀랐어요. 팬 1천명 중 90%가 여자여서 함성 소리도 고음이었죠. 우리가 여성스럽든, 귀엽든 음악은 힙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미국 유명 안무가 션 에버레스토가 구성한 춤 역시 남자들의 동작이 기본이고 걸스 힙합이 가미됐죠."
지금 이 시간에도 YG에 합류하고 싶은 가수 지망생들을 위해 YG의 트레이닝 과정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수업이 끝난 후 합정동 사무실로 출근한다.

보컬 트레이닝 2시간, 춤 강습 2시간, 운동 2시간, 일본어와 중국어 등의 언어수업 1시간 등 마치 학교처럼 짜여진 시간표 대로 움직인다.

씨엘은 "밤 11시에 수업이 끝나면 이후부터는 오전 3시까지 자유롭게 연습했다"며 "2주마다 양 대표께 과제물을 평가받는 시간을 가졌다. 다라 언니는 여성스러운 외모지만 강한 힙합곡을 준비해 양 대표님이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봄과 공민지는 "외국인 댄서를 초빙해 지도도 받았고, 랩 수업을 받기도 했다"고 거들었다.

이들이 YG에 들어오고 싶었던 건 대형 스타를 꿈꿨기 때문일까.

"인기있는 스타도 좋지만 무엇보다 음악이 무조건 좋았어요. 한번 무대 맛을 보면 잊을 수가 없거든요. 첫 방송에 출연하기 전 무척 떨렸지만 팬들 앞에 선 순간 엔도르핀이 돌았어요."(멤버들)

2NE1은 가급적 방송 출연을 자제하며 적은 기회를 갖더라도 성의있는 무대를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트레이닝 기간이 긴 것으로 정평난 YG에서 데뷔하는 만큼 무대에서 완벽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란다.

6월 중순께 새 음반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