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자료…헤지펀드도 가담 추정

최근 확대되고 있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세를 유럽계 자금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국적별 거래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본격화된 지난 3월과 4월 두 달간 룩셈부르크 국적의 자금이 2조5천74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고 1조8천430억원어치를 팔아 7천31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순매수 상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6천569억원), 케이만아일랜드(3천982억원), 캐나다(3천268억원), 네덜란드(2천968억원), 사우디아라비아(2천656억원), 아일랜드(2천536억원), 프랑스(1천639억원), 독일(1천545억원), 스웨덴(1천393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순매수 상위에 랭크된 룩셈부르크와 케이만아일랜드는 헤지펀드 주요 설립국인 점을 감안할 때 헤지펀드 자금이 국내 주식 매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미국계 자금은 같은 기간 1천58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4월 한달 간에는 4천489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 매수세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싱가포르계 자금이 가장 많은 4천26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중국계는 44억원을 순매도했다.

4월 말 현재 금감원에 등록된 외국인 투자자는 110여개국에 총 2만6천334명으로, 3월 1조867억원, 4월 1조7천611억원 등 2개월 연속 순매수를 지속해 2조8천478억원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금감원의 외국인 매매동향 집계는 결제일 기준이며 상장지수펀드(ETF)와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의 상장증권이 포함돼 있다.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은 영국계로 전체 거래의 24.4%를 차지했으며, 미국(21.0%), 케이만아일랜드(8.3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43조원어치 이상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연초까지도 매도 우위를 보이다 3월 이후 금융위기가 진정되자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반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선 2004년 하반기 이후 지속돼 온 외국인의 매도 기조가 4년여 만에 매수로 전환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선 매도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크게 감소한 데다 상대적인 기업 실적 호조, 환율 안정 등 우호적인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