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 사정이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기 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외화 유동성 우려가 사실상 사라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외화 유동성 비율이 104.4%로 리먼 사태 발생 전인 지난해 8월 말의 100.6%보다 높아졌다고 6일 발표했다. 외화 유동성 비율이 100%를 웃돈다는 것은 3개월 내 갚아야 하는 외채보다 받을 수 있는 외화자산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 은행의 1년 미만 외화차입금의 차환율도 지난달 110.8%로 잠정 집계돼 100%를 넘어섰다.

해외에서 거래되는 한국물의 바로미터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CDS(신용부도스와프) 가산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5년 만기 외평채의 CDS 가산금리는 지난 5일 뉴욕시장에서 210bp(1bp=0.01%포인트)까지 하락,조만간 100bp대에 접어들 태세다. CDS란 채권에서 부도 위험만을 떼어내 따로 거래하는 것으로 가산금리가 낮을수록 투자자들이 부도 위험을 낮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외화자금 사정과 관련한 각종 지표들이 호전되면서 환율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4일에 비해 4원50전 오른 1277원에 마감했지만 지난 3월 1600원 근처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20%가량 낮아진 것이다.

주가도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4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주택가격 안정과 재고 조정 마무리 등으로 연말께 경제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냉키 의장의 미국 경제 전망이 점차 낙관적인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동/김현석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