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쿄,오사카 등 일본 대도시에 소형 식품슈퍼마켓(이하 슈퍼)이 잇달아 문을 열고 있다. 소형 식품슈퍼는 매장 면적 132~198㎡(40~60평) 규모에 새벽부터 자정까지 영업해 골목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편의점들이 경쟁상대다.

잡화용품이 주류인 편의점과 달리 생선,야채 등 신선식품을 주로 파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소형 식품슈퍼의 매장은 도심으로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시내의 부동산 가격이 비싼 데다 대형 점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식품슈퍼는 이온,마르에츠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다. 이온은 '마이바스켓'이란 브랜드로 2007년부터 시범 점포를 운영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채산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돼 향후 3년간 약 300개 점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루에츠는 지난 3월 소형 식품슈퍼를 개발,수도권에 첫 선을 보였다. 도쿄에 문을 연 165㎡(50평)짜리 식품슈퍼는 JR(일본국철) 순환선 안쪽의 도심상권을 겨냥하고 있다.

다카하시 게이조 마루에츠 사장은 "생선을 중심으로 3500~4000여종의 품목을 갖춰 도심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식생활을 충족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도쿄 도심의 경우 고급 슈퍼마켓이 '식품슈퍼' 기능을 대신해 왔다. 유통업체들이 도심권에 소형 식품슈퍼를 열고 있는 것은 도쿄 23개 구(區)의 인구가 13년째 다시 늘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식품슈퍼의 취급 품목은 기존 슈퍼마켓의 4분의 1 정도.그러나 독신자나 직장인의 식품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어서 매장이 급속히 늘 것이란 전망이다.

마이바스켓을 찾은 한 고객은 "식자재가 풍부하고 편의점보다 가격이 싸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매장이 작아 매출이 높지 않다는 게 흠이다.

이온 관계자는 "매장이 300개를 넘어야 연간 매출이 1000억엔(약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