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은 신체 구조가 다른 만큼 생기는 질병의 종류와 증상의 경중도 다르다. 이런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필요한 검사를 선별적으로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

1999~2002년 암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방광암 순으로,여성은 위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폐암의 순으로 발생률이 높았다. 과거에 비해 남녀 모두 대장암이 증가했고 남성은 전립선암,여성은 유방암과 갑상선암의 발생이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당연하게도 여성은 남성에 없는 유방과 자궁경부에서,남성은 여성에 없는 전립선에서의 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또 하나의 큰 차이는 남성은 높은 흡연율로 인해 파생된 폐암 후두암 식도암 췌장암 등과 뇌심혈관질환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남성은 흡연 위주 맞춤 정밀검진

2001년 보건복지가족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성인의 흡연율은 65%로 여성의 여성의 3.9%보다 월등하게 높다. 미국 유럽 일본 등과 비교하면 남성의 흡연율이 높은 반면 여성은 아직까지도 전통적 가치관의 영향으로 흡연율이 낮은 상태다.

흡연의 양과 기간에 비례해 관련 질환의 발병 및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 담배연기 속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말초조직으로 산소가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고 신경계의 기능을 떨어뜨리며 동맥경화를 초래한다. 실제로 심혈관계질환 사망의 20%,뇌혈관질환 발생의 15%가 흡연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또 담배 연기에는 다수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흡연자는 후두암이 발생할 위험이 6.5배 높고 폐암은 4.6배,식도암은 3.6배나 된다.

남성 흡연자를 위한 정밀검진에는 폐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저선량 폐CT(컴퓨터단층촬영)가 필수적이다. 폐암은 전체 암 중에서 두 번째로 다발하는 암이지만 2000년 이후 줄곧 사망원인 1위 암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폐암의 5년 생존율은 15% 이하이지만 1기에 발견되면 70%선으로 높아지므로 조기 발견이 유일한 완치의 길이다.

과거에는 폐암을 선별하기 위해 흉부 X레이 촬영 등이 이용됐으나 암의 크기가 매우 작거나 심장 뒤편에 가려진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흉부CT는 고가이면서 방사선 피폭량이 많아서 선별검사로 사용하기 곤란했다.

따라서 이런 단점들을 보완한 게 저선량 폐CT로 기존 흉부CT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은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며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와 함께 폐암발생표지자인 'cyfra 21-1'을 혈액검사로 측정하고 있으며 객담(가래)을 받아 세포학적 검사도 실시한다. 객담검사는 주로 기관지 중심부에 있는 폐암의 진단에 도움이 된다.

담배가 직접적 원인이 되는 후두암을 찾아내기 위해선 후두내시경 검사를 한다. 코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1~2분 만에 인두 후두 성대까지 관찰하면 되고 비용종이나 성대결절도 함께 찾을 수 있다.

흡연자의 동맥경화와 이로 인한 뇌심혈관질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혈중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과 호모시스테인,리포단백질A,플라스미노겐 등을 측정하며 동맥경화도검사 심장초음파 운동부하심폐기능검사 심장CT 등을 병행한다.

◆여성은 유방 자궁 갑상선 위주 정밀검진

여성 암 발생의 2위를 차지하는 유방암의 경우 한국인은 젖을 분비하는 유선조직이 발달한 치밀유방들이 많아서 기본 검진에 포함되어 있는 유방촬영(맘모그램)만으로는 발견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방초음파를 병행해 유방촬영만으로는 간과할 수 있는 결절들을 평가해야 한다.

자궁과 난소 역시 여성만이 갖고 있는 장기로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난소암이 매우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의 문진과 촉진을 거친 후 자궁내막과 난소를 검사할 수 있는 골반초음파와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자궁경부암을 초래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를 해야 한다. 혈액검사로 난소암표지자인 'CA 125'를 측정하기도 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갑상선암에 대한 검사도 필수적이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양성결절과 갑상선암을 선별해 검사할 필요가 있고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 건강증진센터 내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중년 여성에게서 찾아오는 가장 큰 변화는 폐경이다. 폐경 전이더라도 간혹 다발성낭종난소증후군 같은 질환으로 여성호르몬에 이상을 보인다.

다발성낭종난소증후군이 있으면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불임의 위험이 높으며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체모가 늘어나는 경향을 띠므로 이런 증후가 있으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난포호르몬),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난포자극호르몬(FSH),프로락틴 등에 대한 혈액검사를 통해 이상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페경 후엔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면서 골다공증이 초래되는데 칼슘 섭취와 적은 활동량만으로는 골밀도를 유지하는 게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골밀도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심윤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