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의 등장으로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3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명동에 1호점을 낸 네이처리퍼블릭은 시장 진출 한 달만에 80개 가량의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이 포화상태이고 경기불황인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출발"이라는 업계의 평가다.

특히 네이처리퍼블릭은 현재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 1위인 더페이스샵코리아의 창업 멤버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브랜드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크다.

단기간에 더페이스숍을 업계 1위로 끌어올린 이들이 뭉친만큼 또 한 번 화장품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한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규민 대표이사를 비롯해 마케팅 부문 이장우 상무, 영업총괄본부장 박평순 상무, 송병욱 영업이사, 홍보팀 김미연 이사 등이 더페이스샵 출신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운호 더페이스샵코리아 회장이 언젠가 합류할 것이라는 추측이 끊이질 않았다.

회사는 이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정 회장이 비공식으로 이들을 돕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박평순 영업총괄본부장은 "정 회장은 도리어 새 브랜드 설립을 만류했다"며 외부의 시각을 부정하고 "정 회장을 20년 동안 모셨지만 이제는 비즈니스 경쟁상대"라고 강조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치닫고 있는 브랜드숍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맹점주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창업 초반부터 가맹점 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정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회사는 자체 평가하고 있다.

경영진은 우선 올해 상반기까지 100개, 올해 안에 300개까지 가맹점을 늘리기로 목표를 잡았으며 1호점 이후 한 달만에 80개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본부장은 "지금까지 추세로는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등장에 기존 브랜드숍들은 "파이를 키우는 좋은 기회"라면서도 업계의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브랜드숍 화장품을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제조업체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등장으로 기존 브랜드숍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1등인 더페이스숍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컨셉트와 마케팅면에서 아무래도 전작(前作)인 더페이스숍과 비슷할 수 밖에 없다"며 "또 하나의 고만고만한 브랜드숍에 머무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