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올해 여름 태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첫 임상실험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임 행정부의 방침을 뒤엎고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미 연방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발표한 가운데 인체를 상대로 한 줄기세포 임상실험이 성공을 거둘지 관심을 끈다.

25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바이오테크 기업인 제론은 척수 손상을 입은 환자 등 10명까지 대상자를 선정, 올해 여름 임상 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에선 2005년 UC 어바인대 과학자인 한스 케어스테드 박사가 척수가 손상된 쥐를 대상으로 줄기세포 임상실험을 진행했고 마비돼 있던 쥐가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제론의 임상실험 현장에는 임상의학자와 과학자, 바이오전문가, 환자, 윤리학자 등이 모두 모여 지켜볼 예정이며 실험에 성공할 경우 태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제론의 이번 임상실험 목표는 태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 시장에 내놓는 일이지만 임상실험 결과가 나온다해도 불치병 치료제가 조기에 일반화된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케어스테드 박사가 주도한 2005년 줄기세포 실험의 경우 쥐를 대상으로 한 것일 뿐이고 인체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당시 실험에서 척수에 손상을 입은지 10개월 가량 지난 쥐는 줄기세포 주입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반면 손상을 입은지 1주일 정도 지난 쥐들에게서는 놀라울 만한 진전 효과가 발견됐다.

치료를 받은 쥐는 두달 정도 지나자 마비돼 있던 몸통 근육과 꼬리, 다리 등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중엔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은 쥐가 아닌 인체를 대상으로 똑같은 임상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쉽게 예측하기 힘들고 성공한다고 해도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일반적인 알약 등 약품과 달리 살아있는 세포 자체이기 때문에 제조가 쉽지 않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 시스템이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인체를 상대로 한 임상실험이 쉬운 일이 아니고 금방 치료제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지만 전문가나 환자들은 이번 임상실험 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