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2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2006년에 이어 다시 한번 `야구 바람'이 부는 가운데 국내 프로구단들도 이를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설 분위기다.

가장 활발한 구단은 한화이글스. 2006년 첫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한국을 4강에 올려놓으며 `국민 감독'으로 칭송을 받는 김인식 감독을 비롯, 최고 스타로 떠오른 대표팀의 새로운 4번 타자 김태균과 예상 밖 `깜짝 활약'의 주인공 이범호가 모두 이 팀 소속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2라운드를 앞두고 지난 14-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태균의 영문 별명 응모 이벤트를 실시한 바 있다.

국내에서 `김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별명을 갖고 있는 김태균이 2라운드에서도 선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응원하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이벤트였다.

이틀에 걸쳐 292건이 접수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한화는 또 대표팀 3루수로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홈런 2방으로 공격에서도 맹활약 중인 이범호를 활용한 마케팅도 18∼19일 양 일간 진행했다.

한 개그프로그램의 `꽃보다 아름다워' 코너에서 꽃미남 역할로 나오는 개그맨 오지헌과 닮아 '꽃범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범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꽃 이름과 함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메시지를 전한다는 취지였다.

한화는 내주에는 `괴물 투수' 류현진 응원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 한일전에서만 2승을 수확하며 `의사(義士) 봉중근'으로 불리는 투수 봉중근의 소속 구단인 LG트윈스도 `봉중근 마케팅'으로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9일 한일전 승리투수가 된 뒤 일부 야구팬들이 안중근 의사 위인전 겉표지의 안중근이라는 이름을 `봉중근'으로 바꾼 합성사진을 인터넷에 띄워놓은 데 착안, LG는 이 사진을 프린트한 기념 티셔츠 300벌을 한정 제작해 반나절만에 모두 판매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일본 네티즌이 LG구단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하는 등 논란도 일었지만 봉중근과 LG를 알리는 데에는 일단 효과를 본 셈이다.

나머지 구단들도 소속 선수들이 WBC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이들을 응원하는 여러 이벤트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