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기술력에, 사업화까지 진행된 바이오벤처기업을 일본에서 찾으려면 벤처캐피털(VC) 10곳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샅샅이 뒤져도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일본 1위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시믹(CMIC)의 초청으로 지난 17일 열린 한국 바이오벤처 7곳 기업설명회(IR·사진)에서 일본 현지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이며,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만 5명에 이른다. 하지만 벤처 생태계가 미성숙해 바이오산업의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기초과학은 약하지만 혁신기술 사업화 능력이 뛰어난 한국 기업과의 협업이 절실한 이유다. 이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항암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한국의 디지털치료제 업체와 협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AI 신약·디지털치료제 한국이 앞서”이날 도쿄 미나토구 시믹 본사에선 시믹과 한국 VC UTC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주최한 ‘UTC 한·일 스타트업-벤처 인큐베이션 이벤트’가 열렸다. UTC는 운용자산 8000억원 중 3000억원을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하는 한국의 대표 VC 중 하나다. 미타케 아키히사 시믹 대표는 “일본에 비해 한국의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IT) 기술 속도가 더 빠르다”며 “양국의 기술교환과 협업, 투자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한국 측 ‘대표선수’로는 AI 신약 개발 회사 노보렉스,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개발사 씨티셀즈, 항암 유전자치료제 개발사 알지노믹스, 초음파를 이용한 환자 모니터링 기기 개발사 엣지케어, 앱을 이용한 환자 부작용 관리업체 올라운드닥
음성 생성 기술이 인공지능(AI) 기술의 격전지가 됐다. 오픈AI가 음성 대화를 할 수 있는 GPT를 내놓은 데 이어 국내에서도 AI로 0.05초 안에 음성을 변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1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BTS, 뉴진스 등 레이블이 소속된 하이브의 AI 자회사 수퍼톤은 실시간 음성 변환 서비스인 ‘시프트’를 하반기에 출시한다. 지난 3월 공개 테스트를 개시해 이미 이용자 1만6000여 명을 확보했다. 시프트는 이용자 목소리를 캐릭터 10여 개 중 하나로 0.05초 만에 바꿔준다. 기존 기술로는 3~5초가 걸리던 일이다. 음 높낮이, 실제 목소리 합성 비율, 억양 세기 등도 수정할 수 있다. 목소리를 바꿔가며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수퍼톤이 노리는 시장은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역이다. 신원 노출을 꺼리는 크리에이터가 대상이다. 업계에선 수퍼톤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나 인기 지식재산권(IP) 캐릭터의 목소리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교구 수퍼톤 대표는 “실제 사람 목소리는 오남용될 우려가 있어 당장 적용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IP 공급사와 협의해 캐릭터 음성을 생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AI 연구가 쌓이면서 문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기술(TTS)은 이미 구식이 됐다. 음성 생성 기술에 다른 기술을 결합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기업이 즐비하다. 중국 레노버는 수화 영상을 음성으로 바꿔주는 기술을 최근 공개했다. 네덜란드에선 AI 스타트업 윕스가 언어 장애로 불분명해진 목소리를 또렷하게 바꿔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수퍼톤이 우려하듯 음성 생성 기술은 악용될 소지가 크다. 이미 보이스피싱에선 신종 사기 수법
대한변호사협회가 리걸테크 업체에 투자한 벤처투자사에 사실상 투자 집행을 경고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변협이 인공지능(AI) 기반 법률 서비스를 출시한 스타트업과 로펌의 형사고발을 검토 중인 가운데, 리걸테크 투자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9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변협은 스타트업 BHSN에 투자한 알토스벤처스 등 20여 개 VC를 대상으로 ‘리걸테크 스타트업 투자 시 변호사법 위반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회’를 오는 29일 개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설명회 초청 취지에는 ‘리걸테크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된 법적 쟁점을 안내하기 위함’이라고 명시돼 있다.공문을 받은 투자사에는 ‘배민’과 ‘토스’의 성공으로 잘 알려진 알토스벤처스를 비롯해 K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하나벤처스, 신한벤처투자, DSC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국내 주요 VC가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이들 VC는 BHSN(AI 기반 계약관리솔루션), 엘박스(변호사용 법률 AI 챗봇), 로앤굿(금융법 AI 챗봇·소송금융 서비스), 모두싸인(AI 기반 계약관리솔루션) 등 AI 기술 기반 리걸테크 스타트업에 최근 투자한 곳이다.VC업계는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와 한 차례 전쟁을 치른 변협이 ‘리걸테크 2차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설명회 초청 공문을 받은 한 VC 관계자는 “설명회를 핑계로 리걸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자제하라고 협박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일부 VC 담당자는 공문과 함께 “변호사법 위반에 동참하는 것이다”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