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주식형펀드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 이상 보유한 상장사 수가 한 달 만에 두 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이는 기존 대량 보유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운용사들이 일임계약 펀드 내 지분까지 합쳐서 보고한 데 따른 것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10% 이상 보유한 상장사는 19개로 자본시장법 시행 전의 10개보다 9개 증가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지분을 일부 늘린 종목도 있지만 이보다 그동안 보고에서 제외됐던 일임계약 펀드 내 주식들까지 신고대상에 새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투자일임이란 투자자들로부터 펀드 투자 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투자자별로 구분해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나 일부 금융기관들이 투자일임 형태로 자금을 맡긴다.

이번에 미래에셋이 새로 대량 보유지분을 보고한 기업은 LG전자 서울반도체 KCC NHN LG생명과학 동화약품 LG화학 한미약품과 '미래에셋맵스아시아퍼시픽 부동산공모1호투자회사' 등 9개사다.

특히 동화약품은 전체 보유지분 11.38% 중 일임계약 지분이 8.87%에 이르며 미래에셋맵스아시아퍼시픽부동산공모1호투자회사도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의 일임계약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오리온 엘앤에프 SK 태광 미래에셋증권 롯데칠성 등은 보유 지분이 5%를 넘어 신규 대량보유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5% 이상 보유 기업은 기존 34개에서 44개로 늘어났다.

반면 지난 한 달 동안 지분율이 떨어진 종목들도 있다. GS건설 SK브로드밴드 하이닉스 대항항공 삼성물산 동아제약 삼성SDI 등이다. GS건설은 일임계약분이 17만주 더해졌으나 일반 펀드에서 팔면서 지분율이 기존 5.78%에서 4.88%로 낮아졌고 하이닉스 삼성SDI 등도 일임계약분 보유지분보다 많은 주식을 정리해 전체 지분이 각각 1.14%, 1.9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투신을 비롯해 계열사 일임계약이 많은 자산운용사들도 새로 대량보유지분 보고를 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지분 변화를 보는 데 참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