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채권 2조원대 매수…보유액 증가세

주식매도세 약하고 부동산은 관망

펀드팀 =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고조되는 '3월 위기설'에도 국내 안전자산인 국채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2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매매일 기준으로 1월 495억원, 2월 들어선 20일 현재까지 2조68억원 등 올해 들어 총 2조563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이 매수한 채권은 대부분 정부와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국고채와 통안채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는 이달 들어 도리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채권보유액도 38조원으로 전달보다 1조원 이상 늘면서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채권보유액은 작년 8월 말 51조5천억원까지 늘었으나 이후 '9월 위기설'이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지난 1월 말 현재 37조원까지 감소세를 이어왔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 이른바 `3월 위기설'로 인해 불안감이 확산되는 시점에 외국인들의 이런 매수세는 이례적이다.

실제 금융시장에선 동유럽발 금융위기와 맞물려 국내 은행들에 외채 상환이 몰리면서 상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른바 '3월 위기설'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다시 1,500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불안이 고조되면서 자칫 작년 9~10월처럼 금융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작년 9~10월 전후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한국물 자산을 무차별적으로 팔아치우면서 해외발 금융위기를 국내로 전염시키는 역할을 했던 외국인들의 최근 동향이 작년 위기 당시와 확연히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최근 외국인의 매도가 늘긴 했지만, 작년 9~10월 두 달 동안 8조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던 것에 비하면 관망세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70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반등폭이 컸던 코스닥시장에서만 3천8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들이 국내 빌딩을 잇따라 매물로 내놓으면서 해외자금 이탈 우려를 고조시켰던 부동산시장에서도 최근엔 외국인들이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위기설은 결국 해외 금융위기와 맞물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이나 채권 등을 팔아 달러 등 다른 통화로 바꿔 철수하면서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어서 외국인이 위기설의 중심에 있다"며 "하지만 작년 9~10월과 달리 외국인이 동요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nadoo1@yna.co.krabullapia@yna.co.kr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