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인 유니타스키이스의 박병열 기획이사(43)는 인터넷 골프동호회에서 '지존'으로 통한다.

2001년부터 3년간 당시 최대 골프동호회인 프리챌 주최 골프대회에서 3연패를 차지했는가 하면 네이버,다음,싸이월드,SBS골프닷컴 등 인터넷 골프동호회 대회에서도 우승을 휩쓸었다.

박 이사는 2000년 독학으로 골프를 배웠다.

골프책과 레슨프로그램을 보면서 골프를 익혀 4개월 만에 80타대에 들어섰고 10개월 만에 80타를 기록했다.

연습은 오전 5시부터 출근 전까지와 점심시간,퇴근시간 등을 이용해 매일 6시간가량 했다.

그러나 80타를 친 이후 실력이 늘지 않았다. 한계를 느낀 그는 KPGA 문정욱 프로를 만나 레슨을 받았다.

그래서 3주 만에 77타,4개월이 지나자 이븐파를 칠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골프의 원리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TV프로그램이나 골프책에서는 정형화된 스윙만 가르치는 데 그치지만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찾은 겁니다. "

그가 깨우친 첫 번째 원리는 '골프는 클럽과 공의 접촉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대부분의 골퍼는 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스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고민합니다. 하지만 폼은 엉성하더라도 임팩트만 제대로 되면 공은 똑바로 멀리 갑니다. 몸이나 스윙은 다음 문제지요. "

둘째는 '가능한 한 몸을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

"공을 제대로 치려면 몸의 움직임이 최소화돼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연습시간의 절반 정도를 몸을 안쓰고 스윙하는 데 할애합니다. 스윙이 크다고 해서 장타가 나는 것이 아니라 스윗스폿에 맞아야 멀리 가거든요. "

셋째는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으로 쳐라'다.

"오른손 잡이는 오른손의 힘이 좋고 조절능력도 뛰어납니다. 오른손을 잘 쓰기 때문에 이 손으로 골프를 해야 합니다. 왼손으로 뭘 하려고 하다보면 문제가 생깁니다. "

넷째는 '세게 쳐야 멀리간다'.

"힘빼고 치라는 말은 맞지 않아요. 임팩트 순간 온 힘을 다해 세게 쳐야 합니다. "

그는 골프의 원리를 이해하면 '창조적인 골프'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골퍼들은 대개 평평한 연습장에서 스윙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실제 골프장에선 티잉그라운드를 빼고 평평한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응용해서 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훅이 난다는 것은 공과 몸이 가까워져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럴 때는 클럽을 길게 잡거나 티를 좀 낮게 꽂아줍니다. 반대로 슬라이스가 나면 몸과 공이 멀어져 있어 클럽을 짧게 잡으면 되고요. "

단신으로 장타를 내는 비결에 대해서는 "클럽헤드로 공을 때리려 하면 안되고 지나가듯이 휘둘러야 합니다. 대부분 공을 때리기 위해 멈칫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클럽피팅만 잘해도 10야드를 늘릴 수 있습니다"라고 귀띔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