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어 걱정이다. 정부와 국내은행들이 외화를 조달할 때 지불해야 하는 가산금리가 치솟는 등 외화조달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을 뿐아니라 원 · 달러 환율마저 상승세를 치달으며 달러당 1400원선을 넘어섰다.

이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제금융시장 자체가 유동자금 부족으로 인해 원활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동유럽국가들의 경우 자금조달난이 심화되면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고,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무더기로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형편이다. EU(유럽연합)회원국인 아일랜드조차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국제금융시장의 사정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문제는 우리나라 또한 여건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특히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해 상황이 더욱 꼬이는 형국이다. 그런 여파로 5년만기 외평채의 CDS(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 스프레드는 연초 대비 70bp(100bp=1%포인트)이상 뛰어올라 350bp를 웃돈다. 지난주 4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우리은행의 CDS스프레드는 최근 사흘 사이에만 64bp가 뛰었고 국민은행도 51bp나 높아졌다. 채권부도 위험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평가받는다는 뜻이다.

이런 상태라면 원 · 달러 환율도 상당기간 달러당 14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1월 무역수지가 3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세계적으로 보호주의 경향이 증대되고 있는 형편이어서 불안감이 더욱 크다.

따라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만에 하나라도 외화유동성이 다시 악화되면서 제2의 금융위기가 도래하는 사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특히 외화가 꾸준히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무역흑자 실현,외국인투자 유치 확대를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또한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자금공급을 서둘러 금융권이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함은 물론 은행들 스스로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여력 확보에 나서도록 적극 유도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