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체 주거상품'으로 주목받아왔던 타운하우스가 올해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공급 흉년'에 시달릴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미분양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주택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타운하우스는 작년 1287가구의 18%인 232가구(4개 단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반면 아파트는 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된 물량이 35만8941가구로 지난해(24만828가구) 보다 50% 이상 많다. 실제 분양은 계획 대비 70% 선이란 점을 감안해도 작년 물량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타운하우스는 단독 · 연립주택을 단지형으로 조성하는 주거상품으로 조경시설과 담을 공유하는 모양으로 설계되는 게 특징이다. 아파트처럼 공동주거 생활이 가능하면서도,단독주택처럼 계단이나 복도 · 출입구 등이 독립배치되는 형태로 구성돼 사생활이 보호된다는게 매력이다.



그러나 대부분 330㎡(100평)형 이상 대형이고 고급으로 지어져 분양가가 한 채에 10억~30억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집값이 비싸다보니 수요층이 제한적이어서 환금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이로인해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 여파로 수요가 가파르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타운하우스의 경우 택지 확보가 쉬운 신도시 내 단독 · 연립택지에 주로 들어선다. 그런데 최근 2~3년 새 택지지구 지정이 많아지면서 타운하우스 공급도 단기간 급증하면서 미분양도 크게 늘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작년 7월 동탄신도시에서는 5개 건설사 물량 207가구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청약률이 제로(0)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올해 공급 계획을 세웠던 건설사들이 타운하우스 사업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용인 흥덕지구 내에서 올 4월쯤 19가구를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바꿔 한국토지공사에 땅을 팔았다. 현진에버빌도 올해 60가구 규모의 파주 교하지구 타운하우스 부지를 토공에 매각했다.

다른 건설업체들도 분양을 미루는 추세다. JBS건설은 국내 유명 타운하우스로 꼽히는 파주 '헤르만하우스'의 2차 단지(38가구)를 작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올 하반기로 연기했다. 한화건설도 동탄신도시에서 상반기 90가구를 내놓으려다 하반기로 미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타운하우스는 분양가가 비싼데다 수요층이 한정돼 있어서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살아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