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기술총괄 해체..사회책임.녹생경영 전담조직 신설

삼성전자 조직이 기존 '6개 총괄' 체제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군살빼기와 속도, 현장중심 원칙을 바탕으로 '2부문 10개 사업부'로 탈바꿈한다.

전체 임원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퇴임하거나 보직이 바뀌는 등 사상 최대의 인사 '물갈이'가 이뤄졌고, 본사 인력 1천400명 가운데 200여명만 남기고 모두 현장으로 전진 배치됐다.

◇ 부품-세트 2개 부문으로 통합

삼성전자는 21일 기존 6개 총괄 조직을 반도체와 LCD를 관장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Device Solution), 디지털미디어와 정보통신을 묶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 등 2개 부문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반도체.LCD.디지털미디어(DM).정보통신 등 4개 사업부문과 경영지원.기술 등 지원부문을 더해 '6개 총괄'로 운영되던 조직을 '부품'(DS)과 TV.휴대전화 등 '완성제품 세트'(DMC)를 기준으로 크게 둘로 쪼갠 형태다.

이미 지난 17일 사장단 인사에서 발표된 것처럼 DS부문장은 이윤우 부회장이, DMS부문장은 최지성 사장이 각각 맡는다.

DS와 DMS 두 부문 아래에는 각각 4개, 6개 등 모두 10개 사업부가 배치된다.

우선 DS 부문의 경우 권오현 반도체사업담당 사장이 총괄하는 메모리.시스템LSI(비메모리).스토리지(HDD) 사업부와 장원기 사장이 담당하는 LCD 사업부가 포진한다.

HD LCD와 모바일 LCD로 나뉘었던 기존 LCD 총괄 가운데 중소형 LCD 및 OLED 쪽을 작년 9월 설립된 계열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완전히 넘기고 LCD 조직을 하나로 통합했다.

DMS은 기존 디지털미디어(DM), 정보통신 두 총괄 조직 산하 영상디스플레이(VD).디지털프린팅.생활가전.무선.네트워크.컴퓨터시스템 등 6개 사업부를 큰 변동없이 그대로 거느린다.

◇ '현장 전진 배치'..본사인력 1천200명→200명

새로 선임된 주요 사업부장을 살펴보면, 최지성 사장의 후임으로 신종균 무선개발실장(부사장)이 무선사업부장을 맡고 최근 부진한 HDD사업의 조기 정상화를 이끌 스토리지사업부장에는 변정우 전무가 투입됐다.

아울러 패기와 실력을 갖춘 차세대 주자들이 지역 총괄에 대거 배치됐다.

'휴대전화 세계 2위' 달성에 기여한 최창수 휴대전화 영업마케팅 책임자(부사장)와 신상흥 TV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이 각각 북미총괄, 구주총괄 수장 자리에 올랐다.

조직 개편에 따라 국내영업사업부에서 '총괄'로 격상된 한국총괄에는 미국 현지 가전영업 책임자였던 박재순 전무가 전격 발탁됐다.

서남아총괄에는 신정수 생활가전 전략마케팅팀장(전무), CIS총괄에는 중아총괄을 담당했던 서치원 상무, 중아총괄에는 폴란드법인장인 배경태 전무를 각각 배치해 작년 동남아.중남미 총괄 교체에 이어 2년만에 세계 모든 지역의 영업 수장을 바꿨다.

그동안 전사 직속 조직으로 운영되던 8개 해외지역총괄과 한국총괄(전 국내영업사업부)은 조직도상 DMC 부문에 편입됐다.

경영지원총괄 조직은 폐지되고, 본사에는 기업지배구조, IR, 자금, 경리, 홍보 등과 관련된 최소 규모의 스태프만 남는다.

나머지 글로벌마케팅실과 디자인경영센터, 경영기획팀, 경영혁신팀, 해외지원팀, 구매전략팀, 인사팀 등은 현장 조직으로 흡수된다.

기술총괄도 없어지고, 산하 조직이었던 종합기술원과 생산기술연구소는 전사 직속조직으로 재편됐다.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공헌을 강조하며 전사 CSR(기업사회적책임) 및 녹색경영 전담 조직을 신설한 대목도 눈에 띈다.

상생협력실 산하 상생경영위원회 사무국을 새로 만들어 CSR 관련 대내외 창구를 일원화하는 한편, 기존 CS경영센터를 CS환경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그 밑에 환경전략팀을 신설, 사내에 분산된 환경관련 전략 기능을 통합했다.

이같은 대대적 '현장 배치' 작업에 따라 본사 인력은 1천200명에서 200여명으로 크게 줄어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단과 임원 인사에 이어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가 마무리됨에따라 글로벌 경영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분위기 쇄신과 재도약의 기틀이 마련됐다"며 "경영진과 임원이 솔선수범한다는 차원에서 20%안팎의 연봉 하향조정과 복지 혜택 축소 등도 결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