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신발 제조업체 에어힉스(대표 육현석)는 신발 밑창에 뚫린 구멍을 통해 찬바람을 유입시켜 졸음을 쫓고 무좀까지 방지하는 신발인 '애니패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공냉식 자동차 엔진의 냉각원리를 이용해 신발 밑창에 약 90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밀폐된 신발 내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찬 공기를 유입시키는 방법이 적용됐다. 육현석 대표는 "밀폐된 신발속의 공기는 보통 섭씨 30도가 넘는다"며 "발이 따뜻해 운전자나 학생들이 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종 조사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에서의 교통사고 사망자 중 약 35%가 졸음운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중고교생 중 수업시간 졸음을 호소하는 20%가량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성적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과학적으로도 발의 온도가 낮으면 뇌활동이 활발해져 업무나 학습능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 신발은 하루종일 신발을 신고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들과 접객업무를 담당하는 은행창구 직원들의 무좀방지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내부로 유입된 찬 공기는 신발 내부와 발바닥을 항상 건조하게 유지시켜 무좀균 번식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회사는 이를 위해 설계와 디자인을 부산의 신발진흥센터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육현석 대표는 "동물은 코가 따뜻하면 잠을 잘 자고,사람은 발이 덥거나 따뜻하면 졸음이 온다는 과학적 원리를 접하고 신발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고교에 재학 중인 육 대표 아들의 요구도 한몫했다. 고등학생인 아들이 아이스팩을 발 밑에 두고 시험공부를 하면 졸음이 오지 않는다고 한 것.그는 1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제품을 개발하고 최근 신발 통풍 기술과 관련된 특허도 받았다. 육 대표는 "시제품 생산 후 신발 국제전시회에 출품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았다"며 "산업체와 연구기관이 함께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발의 온도를 2℃ 낮춰 에너지를 적게 쓰고도 동일한 냉방효과를 얻을 수 있는 특수 신발을 개발하고 있다. 육 대표는 "품질과 아이디어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