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낙안읍.구례 구례읍 서로 "이곳이 출생지" 주장
순천.구례에 각각 생가 보존


국창 송만갑(1865-1939) 선생의 출생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송만갑 선생의 출생지는 통상 구례군 구례읍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들어 순천시 낙안읍 출생설이 제기되고, 특히 구례읍과 낙안읍에 각각 송만갑 선생의 생가가 보존돼 관광객들의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12일 "1931년 월간잡지 삼천리 4월호에 게재된 자서전에서 송만갑 선생은 자신의 출생지를 낙안읍이라고 밝혔고, 송 선생의 출생지가 낙안읍이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구전으로 전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순천시는 현재 낙안읍성 안에 송만갑 선생의 생가를 보존하고 있고, 생가 안내판에는 "부인 박태윤, 장남 송영덕, 차남 송기득 등이 기거했고 송만갑 국창은 1939년 경성에서, 부인은 1938년 낙안읍성 내에서 별세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구례군 관계자는 "송만갑 선생의 출생지를 확인할 수 있는 호적자료를 보관하고 있고, 조선 창극사에도 송만갑 선생의 출생지가 구례읍이라고 명백히 기술돼 있다"며 "송만갑 선생은 구례읍에서 태어나 어릴 때 낙안읍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출생지는 구례읍이 맞다"고 반박했다.

구례군도 현재 구례읍 백련리에 송만갑 선생의 생가를 보존하고 있고, 업적을 기리고자 매년 '송만갑 판소리 고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관광객 유소영 씨는 "순천과 구례에 송만갑 선생의 생가가 각각 보존되고 있어 도대체 진짜 출생지가 어딘지 모르겠다"며 "학계와 자치단체가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출생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명창 송우룡의 아들로 태어난 송만갑 선생은 13세에 소년 명창으로 명성을 날렸고 20대에는 가문의 전통소리 답습을 거부하고 새로운 창법을 개발, 창극단체인 협률사를 조직해 삼남 일대 지방순회 공연 등을 통해 판소리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경술국치(한일합방) 후에는 판소리 교육에 전념하면서 장판개, 박중근, 박봉래, 김소희, 박봉술, 강도근 등 수많은 명창을 배출했으며 1923년 조선 성악연구회를 설립, 후진 양성에 힘썼다.

선생의 소리는 고종 황제가 감복해 즉석에서 사헌부 정6품의 벼슬인 감찰직을 제수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뛰어났으며 1913년부터 1935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제작된 선생의 소리 음반은 근대 판소리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순천.구례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