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이 어둡다. 올해 첫 분양 아파트의 청약도 대거 미달로 끝났다. 서울 · 수도권 분양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혀 온 광교신도시에서 지난 6~9일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연초부터 2009년 아파트 분양시장에 불안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탓에 상당수 업체들이 아직도 올해 사업계획을 못잡고 있다. 이로인해 건설업계의 '올해 전국 신규분양 물량 통계'가 어느 정도 될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올해 사업계획을 잡은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전국 신규분양 예정 물량을 잠정 집계해본 결과 27만가구로 분석됐다. 과거의 예로 볼 때 연초 계획의 70% 정도만 실제 공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새로 공급될 아파트는 20만가구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보다 5만가구(20%) 정도 줄어드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전체의 70%가 서울 ·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에서는 83개 단지 3만3357가구가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 분양계획 물량인 3만3129가구보다 오히려 0.7% 늘어난 수치다. 건설사들의 사업계획이 좀 더 구체화될 경우 서울 물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지방의 경우 15만가구가 넘는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있어 건설사들이 추가 공급을 꺼리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보다 강북에 집중됐다. 강남 · 서초 · 송파 등 강남 3개구의 경우 작년에 1만가구 가까이 새 입주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잠실 등에서는 역전세난까지 빚어졌다. 올해 강남권에서 지금까지 공급이 확정된 곳은 서초동 롯데캐슬 등 406가구 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특히 재개발 · 재건축 아파트가 많아진 게 특징이다. 새해 공급될 재개발 · 재건축 아파트는 1만1353가구에 이른다. 눈여겨 볼 만한 곳으로는 용산구 효창동 대우,은평구 응암 힐스테이트,동대문구 전농 래미안,성동구 옥수동 금호 등이 꼽힌다.

뉴타운 등 재개발구역에서 나올 물량은 12개 단지,1만5856가구로 조사됐다. 이 중에 6049가구가 일반분양 몫이다. 이는 작년 뉴타운에서 공급된 2561가구보다 136% 증가한 물량이다. 지난해 뉴타운의 사업진행이 늦어지면서 분양이 대거 올해로 이월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도심권과 거리가 가까운 아현 · 왕십리뉴타운(1919가구)을 비롯해 강남권과 인접한 흑석뉴타운(676가구), 실수요자들이 주목해볼 만한 가재울뉴타운(707가구),신정 · 신월뉴타운(32가구) 등이 관심대상이 될 수 있다.

지방에서는 울산시 남구 신정동 대우,부산 금정구 장전동 벽산(재개발),대전 서구 가수원동 신일 등이 주목 대상이다. 교통 · 조망권 등 입지여건이 양호하고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이기 때문이다.

한편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이내 업체들의 경우 대우 · 삼성 · 현대 등 대형 업체들이 올해 전국에서 5만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