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가능성 적어, 하단테스트 할수도"

상장법인들의 4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이 다음주부터 시작되면서 이번 어닝시즌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특히 연초 꾸준한 반등세를 이어오던 주식시장이 최근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악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밀리는 상황이어서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더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핵심 '복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주요 상장법인들의 4분기 실적발표가 오는 15일 POSCO.대한제강.에스원을 필두로 시작된다.

이어 LG디스플레이.제일기획(16일), KT&G.LG이노텍(21일), 하이닉스.LG전자.현대차(22일), 삼성전자.삼성전기.기아차.SK텔레콤(23일) 등 상장법인의 4분기 실적발표가 2월까지 이어진다.

1차 구조조정 대상이 된 건설업계는 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같은 운명에 처한 조선업계는 내달 9∼10일 각각 실적발표가 몰려 있다.

글로벌증시는 연초 경기부양책 및 금리 인하 등을 통한 지속적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뚜렷한 반등세를 보여왔지만, 미국 뉴욕증시가 지난 7일 실업악재와 실적악화 우려로 급락하면서 반등 탄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연말부터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주가반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고조시켰지만 결국 8일부터 이틀 연속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1,200선이 다시 무너졌다.

경기부양 등 정책대응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부터 순항하던 주식시장이 경기침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나오면서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한 것이다.

이 때문에 내주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4분기 실적 악화는 오래전부터 예상됐던 만큼 실적악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가운데 291개 주요 기업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2.34%와 42.0%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실적 악화가 예상보다 심각하거나 4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올해 1분기 실적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살아나지 않으면 주가는 급락까지는 아니지만 일정 부분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실적이 작년 4분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미 오바마 당선자의 취임 이후 실적악화 문제가 더 부각되면서 주가 흐름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도 "작년 4분기 실적악화는 금융위기에 따른 환차손 등 금융요소가 상당수를 차지하겠지만 1분기부터는 실물경기 침체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주식시장은 상승보다는 하단을 테스트하는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이 추세적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적극적 매수보다는 실적 전망이 좋거나 우량 종목 가운데 최근 반등세가 다소 약했던 종목에 대한 선별적 매수를 주문하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고, 4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모비스와 대우조선해양, SK에너지, 삼성화재, KT 등을 추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