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정책 수정..환수 규정도 명문화

미국의 씨티그룹은 1일 비크램 팬디트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경영진들에게 연례적으로 주어지던 보너스가 올해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디트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보너스 체계 등 관련 정책이 수정될 것이라면서 자신과 윈 비숍 회장이 보너스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경제전문 CNN머니 등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손익 결과를 비롯한 2008년의 엄혹했던 현실로 우리의 총 상여지급 한도가 극적일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전제하면서 "자신과 비숍 회장은 씨티의 시련과 조직내 다른 부문에 대한 보상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이것(보너스를 안 받는 것)이 공정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주요 임원들의 보너스도 '상당 수준' 삭감될 것이며 미국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 고문 역시 보너스 수령을 사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팬디트 CEO는 또 씨티그룹이 '클로백(clawback, 환수)' 정책을 채택, '부정확한 재무정보' 등 자료를 기초로 지급된 보너스를 회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12월 씨티그룹의 사령탑에 올랐던 팬디트 CEO는 2007년 250만달러의 보너스 및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기타 보상 등을 받은 바 있다.

다른 임원들도 600만~2천만달러의 보상금을 챙겼었다.

또 2006년의 경우에는 당시 찰스 프린스 CEO가 보너스 1천320만달러를 비롯 2천400만달러를 거머쥐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로 녹아나면서 그 부실자산 수십억 달러를 상각처리한 가운데 미 정부의 총 7천억달러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에 기댄 채 이미 250억달러를 지원받은 데 이어 200억달러를 더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주가 역시 작년 한 해동안 75%나 폭락한 상태다.

한편 미 의회는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해당 기업들이 보너스를 제한토록 한 바 있다.

앞서 공적 자금을 지원받은 미국 월가 금융회사 등의 고위 간부들이 수백만 달러를 보너스로 챙기고 떠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bul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