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자산관리 조직과 세무 부동산 등 자산관리 업무를 업그레이드하며 시장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증권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29일 대우증권은 자산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세일즈코치(Sales Coach) 양성 교육을 내년 1월말까지 마치는 등 자산관리 관련 조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자산관리 업무의 또다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세무와 부동산 서비스분야는 업무제휴를 통해 서비스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자산관리 조교 '세일즈 코치' 양성

대우증권은 내부에서 지원을 통해 선발된 8명의 세일즈코치를 양성중이다. 세일즈코치 후보자들은 A(attitude, 태도), K(knowledge, 지식), S(skill, 기술) 등 3요소를 중점적으로 갖추는 훈련을 받고 있다.

세일즈코치들은 훈련을 마친 뒤 자산관리 전문인력들을 육성하는 동시에 지점을 돌면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자산관리의 '조교'라는 이야기다.

대우증권은 또 최근 전국에 세무사 사무소 20군데와 세무컨설턴트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증권은 세무사 사무소로부터 세무와 관련된 지식을 제공받고 세무사 사무소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win-win)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스피트뱅크와 컨설팅업무에 대한 제휴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제때에 제대로 신나게"

대우증권의 자산관리 부문은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출범 1년여만인 다음달께 본격적인 조직체계와 업무시스템이 갖춰지는 셈이다.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중개)업무 의존도가 높은 대우증권이 지난해 자산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했을 때 내외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자산관리는 브로커리지보다 수익률도 낮을 뿐더러 대우증권은 개인고객을 폭넓게 확보하고 있지 않아 무리수가 많다는 지적이었다.

이와관련 자산관리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종옥 WM영업지원본부 전무는 "경영진들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기반을 갖추게 됐다"면서 "'제때에 제대로 신나게' 일하자는 것이 우리 모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력충원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브로커리지 중심의 조직에서 자산관리 부문으로 인력을 뽑아낸다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뜻이 있는 지원자를 받기도 하고, 동시에 지난해부터 신입사원으로 자산관리 인력들은 채워넣기 시작했다. 사업부문 내에서 지난해와 올해 입사자들의 비율이 30%를 웃돌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 전무는 "부모들이 돈에 대한 상의나 조언은 누구에게 합니까. 젊은 자식들에게 합니다"라며 "나이가 있는 자산가들이 나이있는 자산관리 전문가들을 믿는다는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일 뿐"이라며 훈련이 잘된 젊은 전문가들이 오히려 경쟁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우증권은 신세대나 젊음과는 먼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대우증권'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은지도 25년이 됐으니 말이다.

대우증권은 지난 18일 '제1회 대학(원)생 대상 자산관리 기획안 및 아이디어 공모전'에 대한 시상식을 열기도 했다. 이번 시상작들은 실제로 업무에도 도입시킬 예정이며, 시상자들과는 앞으로도 꾸준한 교류를 가질 유지할 예정이다.

◆내년에 자산관리 브랜드 내놓아 본격 공략

올들어 주식시장이 침체 일로를 겪으면서 대우증권 내부적으로도 자산관리 부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펀드수익률이 고꾸라지면서 고객들 또한 '수익률' 보다는 '위험관리'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정 전무는 "이러한 내외부의 위기가 자산관리 사업에 있어서는기회가 됐다"면서 "고객중심으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수익을 극대화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고객의 저변확대를 위해 우선적으로 접근할 부분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대우증권은 지난 4일 CMA수가 50만좌를 돌파했다. 특히 최근 3개월 동안 CMA계좌가 30만좌 이상 급증했다.

기존 주식위주의 고객들을 자산관리 쪽으로 확대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기존 고객들도 펀드판매 → 자산운용(asset management) → 재산관리(wealth management)→재산돌봄(wealth care)의 단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대우증권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다. 자산관리에 있어서 필수적인 '펀드'와 산업은행의 자산운용사인 산은자산운용과도 관련해서도 물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 전무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다. 고객에게 눈높이게 맞추어 수익을 극대화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산은자산운용과도 이러한 점에서 공감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판매펀드의 편중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자산관리 직원들은 자산운용사를 직접 방문해서 상품에 대한 설명은 물론 펀드매니저와도 투자전략을 꼼꼼히 체크해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펀드들은 평가하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펀드상품을 자산운용사에 직접 제안하게 된다고 정 전무는 밝혔다.

그는 "국내 대형 증권사 중 자산관리를 떠올리는 회사는 삼성증권의 'FN아너스클럽' 정도"라며 "대우증권도 자산관리에 맞는 브랜드를 내년에 런칭하고 적극적인 업무추진에 나설 것"이라며 지켜봐 줄 것을 당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