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적용받는 용적률 상한이 단지별로 차등적으로 상향 조정된다. 정부는 당초 재건축 용적률을 국토계획법상의 한도까지 무조건 올려주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 경우 도시 경관을 해치고 교통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자체들의 우려를 수용해 이같이 조정키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마련해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을 통해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현행 국토계획법상 용적률 상한은 300%(3종 일반주거지역)와 250%(2종 일반주거지역)로 정해져 있지만 서울시는 도시경관 보호 등을 위해 조례에서 이보다 50%포인트씩 낮춘 250%와 200%로 제한해 왔다.

개정안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의 용적률을 일단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이 정한 상한선까지 높일 수 있도록 허용된다. 다만 서울시 등 지자체가 지역 여건을 감안해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해 단지별 허용 폭을 상한선보다 최대 10%포인트 낮출 수 있도록 조정 권한을 주기로 했다.

모든 단지의 용적률을 일률적으로 높일 경우 도시 미관을 해치거나 교통난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도심 역세권 등은 법적 한도까지 용적률을 허용하되 구릉지나 그린벨트 인근 지역 등은 상한선보다 낮게 적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재건축 용적률은 단지별 여건에 따라 법적 한도까지 허용되거나 약간 낮게 정해지는 등 차등화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3종 일반주거지역 내 아파트의 경우 법적 상한선인 300%까지 용적률을 받을 수 있지만 교통난이나 주거환경 악화 등이 우려된다면 290%까지만 허용될 예정이다.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현재 정비계획 용적률이 210%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290~300% 범위에서 용적률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종 일반주거지역도 지자체 심의를 통해 법적 한도인 250%보다 낮은 240%의 용적률을 받는 단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의 재건축 용적률도 기존 190%에서 240~250% 범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에는 또 재건축 추진 단지의 소형평형 의무비율 기준을 '전용면적 85㎡ 이하를 60% 이하'로 완화하는 내용이 함께 포함된다. 지금은 전용 60㎡ 이하 20%,60㎡ 초과~85㎡ 이하 40%를 각각 공급하도록 돼 있다.

김성태 의원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국토부가 제출한 안을 토대로 의원입법안을 검토 중"이라며 "연말까지 발의 법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한 뒤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