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고전 중인 영국 소매업체들이 통상 크리스마스 후 시작되는 재고품 떨이 세일을 앞당겼다.

코밋, B&Q, 막스 앤드 스펜서, 아고스, 핼포즈 등 수 십 개 대형 소매체인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 혹은 크리스마스인 25일 오전부터 온라인 상점을 통해 50% 이상 대폭으로 마지막 떨이 세일에 들어갔다.

데버넘 백화점은 26일 박싱데이부터 사상 최대 폭인 70% 세일에 들어간다고 대대적인 광고를 냈다.

예년의 경우 마지막 세일은 연중 최대 휴일인 크리스마스를 지낸 후 통상 26일 혹은 27일부터 시작됐다.

온라인 상점에 국한된다 해도 올해처럼 소매업체들이 크리스마스 당일 세일을 실시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온라인소매그룹인 IMRG는 성탄절인 25일 500만명 이상이 인터넷에서 1억파운드 이상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쇼핑객 수는 크리스마스 성탄 예배에 참석할 것으로 추정되는 400만∼500만명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BBC는 말했다.

또 테스코, 아스다, 세인즈버리 같은 대형 슈퍼마켓들은 올해 처음으로 박싱데이 휴일인 26일 수 백 개 매장을 개점하기로 결정했다.

박싱 데이 개점을 위해 일부 직원들은 크리스마스에 나와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올해 대로변 소매상점의 대부분인 82%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세일을 하거나 판촉 행사를 벌였다며 예년보다 세일 실시 소매업체들이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영국 성공회 스티븐 로우 주교는 크리스마스 날까지 쇼핑 열기가 연장되는 현실이 정말 슬프다며 이것은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영국에서 통상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집에서 조용히 지내는 날이다.

성탄절인 25일 상점들은 거의 모두 문을 닫고, 신문도 일년 중 이날 하루 발행되지 않으며, 기차,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도 운행을 중단한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