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스페인 발렌시아 주 비오파크 동물원에서 죽은 새끼의 시신을 3개월간 데리고 다니는 침팬지 나탈리아가 바위 위에 앉아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스페인 발렌시아 주 비오파크 동물원에서 죽은 새끼의 시신을 3개월간 데리고 다니는 침팬지 나탈리아가 바위 위에 앉아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미 침팬지가 3개월 동안 죽은 새끼를 안고 다녀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BS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에 있는 비오파크 동물원에서 나탈리아라는 이름의 어미 침팬지가 슬픔에 잠긴 채 죽은 새끼의 시신을 100일 가까이 한순간도 몸에서 떼어내지 않고 있다.

약 3개월 전 태어난 나탈리아의 새끼는 세상에 나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인간과 유전자의 98%를 공유하는 영장류인 침팬지는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슬픔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나탈리아와 같은 행동이 과거에도 동물원이나 야생의 침팬지에게서 관찰된 바 있다. 다만 동물원 측은 "애도 기간이 이번처럼 긴 경우는 드문 일로, 나탈리아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오파크 동물원장 미겔 카사레스는 "죽은 새끼 침팬지를 보고 충격을 받는 관람객들도 우리가 왜 시신을 어미와 함께 놔두면서 관찰 중인지를 설명하면 납득한다"며 동물의 애도도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탈리아는 이미 2018년에도 새끼 한 마리를 잃은 적이 있다. 한 연구에서는 과학자들이 죽은 새끼의 시신을 70일간 안고 쓰다듬는 어미 침팬지를 발견한 적도 있다고 CBS는 전했다.

침팬지는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이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한다. 전 세계 침팬지의 개체 수는 17만~30만 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