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 이상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 후 서울에서 내집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9.2년으로 지난해보다 약 3개월 정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연구소가 23일 발표한 '주택금융수요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내집마련에 성공한 가구를 기준으로 연소득 대비 구입주택 가격비(PIR)를 산출한 결과 서울이 10.5배로 지난해 9.8배보다 높아졌다.
이는 집값이 연소득보다 10배 이상 많다는 것으로, 연소득을 전혀 쓰지 않고 10년 이상 모아야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권이 11.2배로 지난해 11.6배보다 낮아진 반면 강북권은 9.8배로 작년 8.5배보다 상승했다. 이는 올해 강북 집값 상승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혼 후 내집마련에 걸리는 기간은 평균 9년으로 지난해 9.4년보다 줄었다. 내집마련 소요기간은 2002년 7.0년에서 2003년 6.7년으로 하락한 뒤 2004년부터 줄곧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올해 5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서울에서 결혼 후 내집마련까지 9.2년이 걸려 지난해 9.0년보다 늘었다. 하지만 6대 광역시와 5개 신도시가 각각 9.1년과 8.5년으로, 지난해 10년과 9.2년보다 각각 줄었다.

주택을 마련할 때까지 총 이사횟수는 평균 4.6회로 나타났으며 최근 3년간 구입한 주택의 평균 구입 가격은 2억6166만원으로 집계됐다.

내집마련 가구의 65.4%는 금융기관으로부터 8744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대출금 상환액은 63만8000원이었으며 최근 3년간 주택구입자금을 차입한 가구의 월소득 대비 상환액 비율은 평균 21.1%로 지난해 15.5%보다 크게 높아졌다.

응답자들은 내년도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 25.1%가 '하락' 의견을 보였고 24.2%는 '상승', 39.0%는 '보합'을 전망했다.

또 향후 2년 안에 주택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열명 중 한명 꼴로 이중 41%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고자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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