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정수기를 사지 않고 매월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고 있다. 자동차,심지어 옷까지 리스나 렌털 형식으로 빌려 쓰고 있다. 이렇듯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점차 그 상품이 줄 수 있는 '효과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발전하는 것을 '서비스화'라고 하는데 이는 산업 혁신 과정의 중요한 단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SW)가 지금 서비스화 단계에 있다. 네이버나 다음,구글의 인터넷 검색이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Software as a Service)의 대표적 사례다. 검색엔진 SW를 사거나 내 PC에 장착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해당 사이트에서 결과를 얻는 '검색 서비스'를 이용한다. 기업SW의 경우 서비스화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ing)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어 왔다.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에 들어가는 HW와 SW 모두를 서비스 제공업체가 운영하고 기업은 네트워크를 통해 기능만 사용하는 일종의 시스템 아웃소싱 형태다.

SaaS와 ASP는 'SW의 서비스화'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SaaS는 ASP보다 좀 더 발전된 개념이다. ASP가 기존 SW를 네트워크를 통해 이용한다면,SaaS는 SW가 줄 수 있는 효과 또는 가치를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ASP와 다르다.

다시 말해 서비스로서의 SW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플랫폼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며 웹이 SW개발과 유통의 기반이라는 인식 아래 웹서비스나 RIA(rich Internet application)와 같은 웹기반의 기술과 표준을 활용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다 워드프로세서 등 개인SW에 대한 유통방식의 혁신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SaaS를 통해 SW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 업체는 고객 사이트마다 찾아가 이를 설치하고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 부담을 더는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내 사이트에 들어와 사용하는 형태임으로 새로운 라이선스 관리체제를 이용한 SW복제 등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ERP나 CRM을 SaaS를 통해 이용하는 고객기업은 HW나 SW를 구입해야 하는 초기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 물질적.인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사용하는 SW는 매순간 항상 최신 버전을 이용하게 되는 장점도 가진다. 이런 편의성은 상대적으로 정보화에 뒤진 중소기업의 정보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aaS의 활성화는 SW산업을 한차원 높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SW의 가치에 따른 서비스 이용료를 받을 수 있게 돼 SW산업을 육성할 수 있고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를 창출해주는 서비스설계사나 SaaS컨설팅 등 새로운 서비스 시장도 창출할 수 있다. 중소.IT벤처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서비스 제공업체가 데이터를 관리하기 때문에 보안과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서비스 수준에 대한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여기에가 인프라 구축과 초기 서비스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한 차원 높은 SaaS의 활성화를 위해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SW 연구개발비와 서비스의 인증 및 홍보 등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