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증가.소비지출 감소 확산시켜

극심한 경기침체를 맞아 비용을 삭감하기 위한 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AT&T는 경기 침체에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직원의 4%에 해당하는 1만2천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AT&T는 감원의 이유로 경기침체와 함께 사업 합리화와 사업구조 변화 등을 꼽았다.

월트 샤프 AT&T 대변인은 "유선에서 무선과 광대역통신망 등으로 산업의 구조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원 작업은 이달부터 시작돼 내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주로 나이가 많은 직원과 국내, 장거리 통신부문의 직원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듀폰도 이날 4·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계약직을 포함한 6천500명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듀폰은 이번 분기에 주당 20∼30센트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혀 주당 30∼35센트의 순익을 낼 것이라던 기존 전망을 뒤집었다.

팩트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듀폰이 주당 평균 27센트의 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듀폰은 이와 함께 자동차와 건설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정규직 2천500명과 계약직 4천명 등 6천5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듀폰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 세계 건설과 자동차 판매의 침체 때문에 공급망 대부분에 걸쳐 재고가 감소하고 생산도 줄었다"면서 "이런 여건 때문에 4·4분기에도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

"라고 설명했다
노무라도 리먼브러더스의 주식·투자은행부문 인수에 따라 런던의 직원 4천500명중 1천명에 대한 감원을 계획 중이라고 다우존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번 감원은 리먼브러더스 인수 후 중복되는 인원 감축을 위한 것이며 내년 3월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크레디트스위스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 전체의 11%에 해당하는 직원 5천300명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비아컴은 이날 전체 직원의 7%에 해당하는 85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들의 이런 감원바람은 실업률 증가와 함께 가계의 소득감소로 이어져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지출의 감소세를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미국 내 일자리는 120만개가 줄어들었고 실업률은 6.5%까지 치솟은 상태다.

전날 ADP가 발표한 전미 민간부문 고용에서는 11월에 25만명의 일자리가 줄어 2001년 11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으며 정부가 5일 발표할 비농업부문 고용에서는 실업이 더욱 확산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월 고용이 32만5천명 줄고 실업률은 10월의 6.5%에서 11월에는 6.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